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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무인탐사와 월면토 실험에 관하여

작성자 : 조남석 ㅣ 등록일 : 2022-10-26 ㅣ 조회수 : 782

저자약력

조남석 대표는 우주로봇 및 탐사장비들을 연구개발하는 UEL 무인탐사연구소를 설립하여 무인 달 탐사 로버 개발을 진행 중이다. 한양대학교 지능형로봇학 박사과정 중이며, 우주 로봇의 구조 및 제어 부분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새로운 땅을 찾아서

인류의 발전사를 보면 큰 틀에서 어떤 기술과 능력이 발전할 때마다 첫 목표는 항상 탐험이었다. 인류는 기술 발전을 이룩하면서 항상 새로운 곳을 탐험하고 개척해 나갔다. 정착할 곳과 먹을 것을 찾아 돌아다녔고, 말을 사육할 수 있는 능력이 되었을 때부터 말을 타고 다녔다. 배를 건조할 수 있는 시기에는 배를 타고 새로운 곳으로 향하였고 쇄빙선을 건조하여 극지 개척을 하였다. 우리는 현재 새로운 로켓들을 계속 개발하고 있으며 어느 때보다 지구 밖 세상을 개척하고 싶은 욕구로 가득 차 있다. 거의 모든 엔지니어, 과학자들은 공부하는 시절에 누구나 미지에 대한 연구와 미지를 개척하는 개발을 꿈꾼다. 공학, 이학을 전공한 사람이라면 대학 시절에 로켓의 궤도나 우주에서 물체의 움직임에 관한 문제를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영화, 소설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곳에서도 우주에 대한, 새로운 땅에 대한 이야기들을 직간접적으로 접하고 있다. 나이트 형제의 비행기 개발을 시작으로 지금의 우주개발에 이르기까지 100년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엄청난 기술 발전을 해왔다. 21세기 안에 새로운 땅을 찾아 탐사하고 개척하는 것은 지금의 기술개발 속도로 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일 수 있다.

행성무인탐사를 위한 로봇

엔지니어들과 3대의 화성탐사 로버.
그림 1. 엔지니어들과 3대의 화성탐사 로버.(출처: NASA/JPL-Caltech)

예전과 달리 새로운 곳을 찾고 탐험하는 데에는 로봇이 빠질 수 없다. 과학에 관심 있는 우리는 어릴 적부터 누구나 우주에 대한 꿈을 꾼다. 하지만 우주는 호락호락하게 우리를 받아주지 않고 지구를 탈출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돈과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여만 한다. 지구 밖을 벗어나더라도 행성에 우리가 정착하기란 우리의 몸은 너무나 지구에 적응되어 있다. 이러한 행성에 우리가 지금 갈 수 있는 로켓을 지금 당장 만들어 낸다고 하더라도 인간이 직접 가기에는 생명에 대한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 그리고 아직 기술적으로 우주에 보낼 수 있는 무게가 한정적인데 사람이 가는 데 필요로 하는 생명유지장치는 너무 무겁다. 우리는 이러한 문제들로 아직은 로봇을 통해 행성을 탐사하고 있다[그림 1]. 화성에 여러 가지의 로봇들이 가서 우리는 이제 화성의 사진과 인류가 앞으로 화성에서 어떻게 살아나가고 개척해야 할지 알아가고 있다. 아폴로 미션 이후로 화성 탐사에 이목이 집중됐다. 탐사선을 통하여 본 화성은 극지방에 얼음 형태의 물이 존재하고 달과 달리 화성에는 약하지만 대기가 존재하여 과학자들에게는 매력적인 탐사의 대상이었다.

(좌) 퍼시비어런스 로버와 인제뉴어티, (우) 화성 헬리콥터 인제뉴어티.그림 2. (좌) 퍼시비어런스 로버와 인제뉴어티, (우) 화성 헬리콥터 인제뉴어티. (출처: NASA/JPL-Caltech)

최근 화성에 도착하여 미션을 수행하고 있는 퍼시비어런스 로버[그림 2]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화성의 정보들을 알아가고 있다. 하지만 퍼시비어런스 로버가 기존에 탐사를 위해 보냈던 로버들에 가장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퍼시비어런스 안에 담겨 있던 인제뉴어티[그림 2]라고 할 수 있다. 화성 로버의 이동 속도는 지구의 자동차에 비해 느리다고 볼 수 있으며 화성의 지표면은 자갈도 많고 로버가 주행하기 좋은 도로가 아니다. 반면 우주에서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타이어가 있는 자동차 바퀴를 사용하기 힘들며 공기가 주입된 고무 재질의 타이어는 온도변화에 따른 경화가 일어나기 쉬우므로 복합소재의 바퀴를 사용한다. 이런 점 때문에 빠른 속도를 낼 수 없고 지표면의 딱딱한 돌에 의해 바퀴가 부서질 염려가 있다. 많은 돈을 들여 개발한 화성 탐사 로버가 주행 중 돌에 의한 불상사로 파손되면 안되기 때문에 아직까지 로버의 주행은 완전 자율주행을 하지 않고 원격제어를 통하여 하고 있다. 인제뉴어티는 이러한 로버의 느린 속도를 보완하고 보다 혁신적인 미션을 위해 개발되어 지금의 임무를 하고 있다.

그림 3. 금성탐사로버의 예시 사진. (출처: NASA)
그림 3. 금성탐사로버의 예시 사진. (출처: NASA)

화성뿐만 아니라 금성도 우리가 탐사해야 하는 매력적인 행성이다. 금성은 한국말로 샛별이란 이름처럼 고대부터 인류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금성의 질량은 지구의 0.82배, 중력은 지구의 약 0.9배이기 때문에 지구와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환경은 아주 다르다 대기압은 지구의 약 90배이며 평균 표면온도는 섭씨 470도에 달하기 때문에 표면온도가 납의 녹는점보다 높다. 이러한 높은 온도는 전자기판에 치명적이다. 이러한 대기압과 온도로 금성 착륙선의 수명이 1~2시간밖에 되지 않지만, 러시아의 Venera 프로젝트를 통하여 여러 번 금성에 도달하였다. 최근 NASA에서는 다시 금성 무인탐사를 위하여 아이디어 공모를 하였다. 모터 권선과 전자기기의 노출을 최소화하고 높은 대기압을 통한 에너지를 이용하기 위해 프로펠러를 통하여 바람을 동력 삼아 바퀴의 구동축을 프로펠러와 연동시켜 바람으로 로버가 주행하는 아이디어를 모집하였다. 우주 로버라고 한다면 단순 우주에서 작동하는 로봇을 생각하지만, 행성별로 극한의 환경을 고려한 로버 개발을 해야 한다.

월면토(Regolith)를 통한 로버 실험

지금까지의 우주탐사와 국제적인 우주개발 계획에 따르면 앞으로 화성 탐사를 통하여 인류를 화성으로 이주시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아폴로 미션들을 통하여 우리는 달 탐사를 하였지만 달 탐사를 위한 예산이 너무 많이 소모되었고 과학자들의 관심은 달을 넘어 화성과 다른 행성, 심우주로 관심이 옮겨졌기에 아폴로 미션 다음의 후속 과제들이 별로 없었다. 화성 이주를 위한 연구 개발이 계속되고 있지만 현재 기술로서는 지구에서 화성까지 이동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며 만약 화성기지를 지었는데 기지 내부에 생명 장치나 심각한 문제상황이 발생하였을 경우에 대처하기가 힘들다. 최근 들어 중국, 이스라엘 등의 국가들에서 달에 관련된 연구가 진행되고 다시 달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으며 연구를 통해서 달에 인류가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을 찾으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앞으로의 화성 이주, 개발을 위한 전초 테스트 모델로서 지구와 가까운 달로 관심이 쏠리고 있으며 아르테미스 미션을 통하여 다시 사람을 달에 보내려는 큰 국제 공동 프로젝트가 시작되었고 그 첫 단계는 다시 달에 로버를 보내 인류가 갈 곳을 다시 탐사하는 것이다. 하지만 달은 다른 행성들에 비해서 가깝지만, 아직도 기술적으로 멀다. 인류가 달에 도달하였지만, 지금의 기술로도 달은 어려운 탐사의 대상이다.

달 로버를 만드는 데에는 에너지, 온도, 통신, 주행, 저중력, 방사능문제 등 많은 요소들이 있다. 다 중요한 요소들이지만 로버를 달에서 주행하기 위해서는 저중력 상황에서 월면토 특성을 고려하는게 중요하다. 아폴로 미션을 통해 우리는 월면토(Regolith)를 380 kg 정도 지구로 가져왔다. 최근 들어 달탐사 연구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기존 달토양만으로 연구들이 이루어지기 힘들었고 월면토(Regolith)를 복제한 달복제토에 대한 연구들이 각 나라별로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를 위한 연구가 진행되었고 그를 통해 만들어진 달 복제토가 KOHLS-1이다. 달 로버 개발에 필요한 실험을 위해 KOHLS-1을 활용하여 인공적으로 달환경을 모사한 테스트베드를 제작하였고 테스트베드 위에 복제월면토를 깔아 인공달환경을 구성하여 로버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달 표토층의 0.2~1 m 정도는 아주 부드러운 Regolith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앞으로 우리가 달탐사를 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가 된다. 월면토(Regolith)는 진공과 약한 중력, 대기가 없고 우주의 각종 요인들에 의해 지구의 일반적인 흙과 다르며 대기가 없어 우주방사능과 태양풍을 직접적으로 지표면이 받음으로 흙이 일정량의 정전기를 가지고 있다. 또한 표면 흙의 입자가 아주 작기 때문에 이러한 정전기 만으로도 약한 중력상황에서 뜰 수 있으며 달 로버를 만드는데 아주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로버의 바퀴, 서스펜션을 설계할 때 특히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림 4. 인공월면토 테스트베드에서 촬영한 달탐사로버 프로토타입들. (출처: 무인탐사연구소)
그림 4. 인공월면토 테스트베드에서 촬영한 달탐사로버 프로토타입들. (출처: 무인탐사연구소)

로버의 바퀴가 크면 흙에 닿는 면적이 넓어 월면토(Regolith)에서 이동이 가능할 수 있으나 작은 로버들 같은 경우에는 바퀴의 크기가 작을 수밖에 없다. 바퀴가 작아지게 되면 부드러운 월면토 위에서 마찰력이 부족하여 제대로 주행하지 못하고 그대로 흙에 파묻힐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개선하기 위해 작은 달로버의 바퀴들은 흙을 잘 주파하기 위한 갈퀴형태의 구조를 가지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무인탐사연구소에서 개발하고 있는 달탐사 로버[그림 4] 또한 이러한 바퀴구조를 가지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월면토(Regolith)가 바퀴 안쪽에 쌓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고 접지력을 위하여 표면적을 넓히고 저중력에서 바퀴의 움직임으로 월면토가 공중에 뜨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허니콤 구조의 메쉬를 바퀴에 뚫어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월면토에서 로버를 주행해 보면 바퀴의 형상도 중요하지만 서스펜션의 구조 또한 중요하다. 큰 화성탐사 로버의 경우 로커보기(Rocker-bogie) 타입의 서스펜션 구조를 가지지만 작은 로버의 경우 그러한 서스펜션 구조를 가지면 공간활용면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소형 로버의 경우 Rocker가 연결된 3개의 베벨기어를 통한 서스펜션을 활용하여 바퀴마다 토크전달과 접지력을 유지하기 위한 구조를 사용하고 있다.

한국도 아르테미스 미션에 참여하면서 2031년에 달에 로버를 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실험하는 탑재체의 임무가 따로 있지만 로버의 제일 중요한 일은 달에서 잘 주행하는 능력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떻게 로버를 만들어야 하는지 더 고민해보고 많은 실험을 해봐야 한다. 또한 로버를 작게 경량화하는 작업 또한 필요하다. 달에서의 방사능 이슈, 그리고 달에서의 밤은 15일이기 때문에 밤 동안 혹독한 추위에 견뎌야 한다. 로버를 개발하는 단계에서 고려해야 하는 점이 많다. 인류가 달에 다시 가고 기지를 짓기 위해서는 다시 무인 달탐사가 필요하고 로버를 통하여 달 지표면의 데이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지구의 경우 GPS를 통한 위치특정이 가능하지만 달의 경우 GPS가 없기 때문에 로버가 정확한 자기의 위치를 특정하고 주행하기 힘든 점이 있다. 그리하여 달에서의 로버의 위치 특정을 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으며 이를 달 착륙선과 비전기술을 통하여 연구하고 있다.

앞으로 다른 행성에서 로봇이 해야 할 일

로봇은 궁극적인 목표는 인간이 하기 힘든 일이나 위험한 일을 대신 효율적으로 해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앞으로 우주개발을 위하여 로봇이 우주에서 활약할 일이 무궁무진하다. 달 뿐만 아니라 금성, 화성, 토성의 위성 타이탄 등 우리는 지구 밖 생명체를 찾거나 인류의 우주개척을 위하여 탐사에 로봇이란 도구를 활용할 예정이다. 그 걸음에서 달에서의 로버의 활약은 시작점이 될 것이며 달의 동굴, 달 표면의 탐사, 달 기지 건설 등 많은 부분에 로버가 활용될 예정이다. 현재 단계에서는 로버의 임무가 탐사에 집중되어 있다. 하지만 아르테미스 미션을 통하여 탐사뿐만 아니라 ISRU와 같은 우주기지건설 등에 활용될 예정이며 인공월면토(Regolith)를 이용하고 로봇을 이용한 우주건설 기술들에 대한 연구들이 많이 진행될 예정이다.


*아태이론물리센터의 <크로스로드>지와의 상호 협약에 따라 크로스로드에 게재되는 원고를 본 칼럼에 게재합니다. 본 원고의 저작권은 아태이론물리센터와 원저작자에게 있습니다.
*‘과학과 미래 그리고 인류’를 목표로 한 <크로스로드>는 과학 특집, 과학 에세이, 과학 유머, 과학 소설, 과학 만화 등 다양한 장르의 과학 글을 통해 미래의 과학적 비전을 보여주고자 아시아 태평양 이론물리센터(Asia Pacific Center for Theoretical Physics)에서 창간한 과학 웹 저널입니다.
http://crossroads.apctp.org/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는 정부의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 지원으로 사회적 가치 제고에 힘쓰고 있습니다.
각주
1)Sung Won Koh, Byung Chul Chang, Ja Kyung Koo and Tai Sik Lee, Proceeding of the KSCE Korea Society of Civil Engineers 10, 3598 (2009).
2)We-sub Eom, Youn-kyu Kim, Joo-hee Lee, Gi-hyuk Choi and Eun-sup Sim, Current Industrial and Technological Trends in Aerospace 10(2), 102 (2012).
3)Cheol-hea Koo and Dong-young Rew, Current Industrial and Technological Trends in Aerospace 15(1), 6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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