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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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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2022 노벨물리학상

편집후기

작성자 : 권혁준 ㅣ 등록일 : 2022-11-30 ㅣ 조회수 : 640

올해 노벨 물리학상의 수상 업적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단어는 아마 양자 얽힘(entanglement)일 것이다. 양자 얽힘은 중첩 현상으로 인해 양자역학적 계에서 나타나는 독특한 상관관계라고 간단히 이야기할 수도 있겠으나, 정확히 어떠한 부분이 고전적인 물리계 와 다른지 이해하는 것은 아인슈타인이 주장한 EPR 역설에서부터 출발하여 현대 물리학의 역사를 되짚어 보아야 할 만큼 긴 역사를 가지 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양자 얽힘의 비국소적 성질의 발견 및 검증은 양자역학의 원리가 지금껏 무리 없이 자연을 설명해 오던 기존의 직관과 양립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일깨우며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송두리째 바꾸어버린 중요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번 특집에서는 조금은 생소할 수 있는 벨 부등식과 국소적 숨은 변수 이론에 대한 개념을 소개하고, 이를 실험적으로 검증한 공로로 올해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세 연구자, 알랭 에스펙(Alan Aspect), 존 클라우져(John Clauser), 안톤 자일링거(Anton Zeilinger)의 업적들을 정리하는 한편, 양자정보과학의 응용 및 발전 가능성에 대해 전망하는 방향으로 구성해 보았다. 이번 특집호 해설에 등장하는 양자 얽힘의 비국소성에 대한 설명이 다소 비슷한 부분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물리학의 기본 이론, 양자 광학, 양자 암호론, 양자정보기술 등 다양한 관점의 설명을 통해 보다 풍부한 시각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또한, 독자들이 각 해설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어떻게 조금씩 다른지 비교해 보는 재미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개인적으로는 벨 부등식을 통해 처음 양자정보 분야를 접하고 첫 연구를 시작하였기에 그 어느 해보다도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 상자들의 업적이 더 뜻깊게 다가온다. 양자정보과학 분야에 있어서는 2012년 세르주 아로셰 교수와 데이비드 와인랜드 교수의 노벨 물리 학상 수상에 이어 정확히 10년만의 수상이라는 것에서도 그 의미를 찾을 수 있겠다. 지난번의 수상 이유로 소개된 “양자계의 정밀한 조작 및 측정에 대한 실험 방법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킨 공로”와 비교하면, 이번 노벨 물리학상은 “양자역학의 근본 원리를 검증”한 것뿐만 아니라 “양자정보과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공로”로 수여되었다는 것에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양자정보 분야의 발전과 전망이 더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촉박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귀중한 시간을 내어 물리학과 첨단기술 2022년 노벨 물리학상 특집에 알찬 원고를 써주신 모든 저자 분들께 진심으로 큰 감사를 드린다.

[객원 책임편집위원 고등과학원 계산과학부 교수 권혁준 (hjkwon@kias.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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