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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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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기존 기술을 넘어선 신개념 광학 현미경

나노광학을 이용한 초고성능 광학 현미경

작성자 : 이연의 ㅣ 등록일 : 2023-02-22 ㅣ 조회수 : 1,356 ㅣ DOI : 10.3938/PhiT.32.006

저자약력

이연의 교수는 2015년 8월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물리학(나노광학) 이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양자메타물질센터,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디에이고(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의 전기 및 컴퓨터 공학과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근무한 후, 2021년부터 충북대학교 물리학과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초고성능 광학 이미징 연구실에서 유/무기 메타물질 개발과 이를 이용한 초고성능 광학 현미경 기술 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yeonuilee@cbnu.ac.kr)

Optical Nanoscopy Enabled by Nanophotonics

Yeon Ui LEE

Optical nanoscopy employs the principles of nanophotonics to improve the spatiotemporal resolution by manipulating light at the nanoscale. By integrating nanophotonic structures, such as nanoscale waveguides and metal/dielectric nanostructures, with fluorescence-based imaging methods, optical nanoscopy achieves sub-diffraction-limit resolution. This rapidly developing research field holds exciting potential for advancing our understanding of the nanoscopic world and revealing insights beyond conventional optical microscopy.

들어가며

빛의 파동성의 결과로 관찰되는 회절은 자연에서 쉽게 관찰되는 광학 현상이다. 폭이 매우 좁은 슬릿 두 개가 빛의 파장 크기보다 가깝게 놓여있다면 슬릿 한 개가 있는지 두 개가 있는지를 빛을 이용해 분별할 수 있을까? 슬릿이 서로 얼마나 떨어져 있어야 슬릿 두 개의 존재를 광학적으로 판별할 수 있을까? 호이겐스의 원리(Huygens’ principle)에 따라 슬릿 두 개는 각각이 점 파원으로 2차 파를 형성한다. 형성된 전자기파의 중첩에 의한 간섭무늬를 렌즈를 통해 모아서 관찰할 수만 있다면 슬릿 두 개의 존재를 분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 간격이 좁은 두 슬릿 또는 2차 파를 만드는 인접한 어느 두 지점을 공간적으로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을 공간 분해능, 물질에서 생성되는 광학적인 신호의 변화를 구분할 수 있는 최소 시간 간격을 시간 분해능으로 일컫는다.

렌즈가 처음 개발된 이후 갈릴레오 갈릴레이와 안톤 판 레이우엔훅의 연구를 시작으로 눈으로 관찰할 수 없는 움직이는 작은 대상을 물리적인 손상이 없는 방식으로 실시간으로 확대해 관찰하는 다양한 광학 현미경이 개발되어 왔고, 이러한 기술의 발전으로 생물, 화학, 물리학 등 다양한 과학 분야에서 광학 현미경은 중요한 측정 장비로 자리매김하였다. 미시세계를 탐구하기 위해 공간 분해능과 시간 분해능에 한계가 없는 관찰 기술을 보유하고자 하는 것은 모든 과학자들의 꿈일 것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는 아무리 비싸고 성능이 좋은 광학 렌즈를 사용한다고 해도 가시광선을 공간상에 특정한 크기 ― 횡방향: \(\small \lambda\)/(2\(\small n \sin \theta\)), 종방향: \(\small \lambda\)/\(\small n\)(1\(\small - \cos \theta\)) ― 이하로는 작게 모을 수 없다고 여겨졌다. 이것이 아베의 회절한계로 알려진, 일반적인 광학 현미경의 최대 공간 분해능이다. 여기서 \(\small \lambda\)는 가시광의 파장으로 그 범위는 약 400 nm에서 700 nm이다. 고전 광학에서 렌즈 또는 시료 주변 광학 매질의 굴절률(\(\small n\)) 한계와 수집 각도(\(\small \theta\))에 대한 한계로 인해 빛을 수집하는 대물렌즈의 개구수(numerical aperture, NA)로 알려진 NA = \(\small n \sin \theta\)의 최대값은 약 1.5 — 1.7 정도이고, 그 결과 광학 현미경의 공간분해능은 수백 나노미터로 제한된다.

수백 나노미터보다 작은 대상을 정밀하게 관찰하고자 할 때 광학 현미경 대신 전자 현미경을 이용할 수 있다. 전자 현미경이 광학 현미경에 비해 높은 분해능을 제공하는 이유는 단순히 전자빔의 파장이 가시광의 파장보다 매우 짧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전자 현미경이 보편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광학 현미경의 해상력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는 것은 어째서일까? 높은 시간 분해능이 요구되는 움직이는 대상의 관찰, 예를 들어 살아있는 세포나 용액 내에서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입자 등을 관찰하기 위해 대체할 수 있는 영상화 장비가 부재하기 때문이다. 높은 시간 해상력을 갖는 것과 동시에 아베의 회절 한계에서 오는 공간 해상력의 한계를 뛰어넘는 광학 현미경에 대한 기술 개발이 중요한 이유이다.

서 론

광학 현미경의 종류는 꽤 다양하다. 사용하는 광학 기술에 따라 위상차 현미경, 암시야 현미경, 형광 현미경, 편광 현미경 등으로 관찰하고자 하는 시료와 관찰 목적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영상화가 가능하다. 광학 현미경의 공간 해상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그동안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왔는데 그 중 대표적인 기술이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super-resolution fluorescence microscopy)이다. 1962년부터 발견되어 다양한 형태로 개발되어온 형광 단백질(fluorescent protein)과 다양한 유/무기 형광염료에 대한 개발로 살아있는 세포나 움직이는 조직을 관찰할 때 형광을 이용하는 형광 현미경 기술에 눈부신 발전이 있어 왔다. 특수한 위치에 선택적으로 형광체 표지가 가능한 시료를 대상으로 높은 명암비를 제공하는 형광 현미경 기술이 발전하였지만, 기존 형광 현미경 또한 아베의 회절한계에 의한 공간 해상도에 제약을 받아왔다.

2000년대 초반부터 한동안 고착상태에 있던 형광 현미경 공간 분해능의 한계가 깨지기 시작했다. 형광 현미경의 분해능을 아베의 회절 한계를 초월한 값까지 높일 수 있는 기술이 제시되었고 2014년에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 기술이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은 유도방출억제(STimulated Emission Depletion, STED)1) 현미경과 광활성화 국소화 현미경(Photo-Activated Localization Microscopy, PALM)2)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이러한 기술로 최근에는 약 수십 나노미터 공간 분해능으로 초정밀 형광 이미지를 얻는 것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는 있다. STED와 PALM을 포함한 현재까지 개발된 다양한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 기술의 원리를 살펴보면 대부분 공간 분해능을 높이기 위해 기존 영상기술의 시간 분해능을 현저히 떨어뜨렸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를 들어, 광 활성 형광체를 사용하는 PALM 또는 STORM3)과 같은 단일형광분자 국소화 현미경 기술은 가깝게 분포한 많은 수의 형광체가 보내는 형광 신호가 동시에 측정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적은 수의 형광체가 무작위적으로 깜빡이는 형광 신호를 보내도록 광화학적으로 조절하는 일련의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고 형광체 각각의 중심위치를 통계학적으로 기록한다. 시료의 복잡성과 측정범위, 원하는 해상도 등에 따라 수백에서 수백만 이미지 프레임들로부터 한 개의 고해상도 이미지 재구성을 하는데, 여기에 짧게는 수십 초에서 길게는 수개월이 소요되기도 한다.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은 매우 획기적이고 파급효과가 큰 기술임이 분명하지만 낮은 시간 분해능, 높은 광독성, 시료에 형광표지가 수반되어야 한다는 점 등에 대한 논의 없이는 광범위한 적용이 불가능하다. 이미지 처리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그래픽 처리 장치(GPU), 레이저의 출력향상이나 광 검출기의 광자 수집 효율 향상과 같은 장기적이고 집약적인 기술의 발전에 의존한다는 점도 기술 발전에 저해 요소로 손꼽힌다.

최근에는 레이저의 출력이나 검출기의 효율 향상 없이 빛-물질 상호작용을 통한 광학적 증폭 방법을 센서 또는 이미징 기술 연구에 접목하고자 하는 새로운 연구 동향이 생겨났다. 빛과 물질 사이의 상호작용을 증폭시킬 수 있는 나노광학 기술과 재료의 개발을 통해 기존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의 시간 분해능과 공간 분해능을 더욱 높이고 광독성이 적으며 넓은 관찰시야를 제공하는 차세대 초소형 초고성능 광학 현미경 개발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었다. 초고성능 형광 현미경의 기술개발에서 더 나아가 시료에 형광표지가 없이도 높은 시간 분해능과 공간 분해능을 제공하는 무표지 초고성능 광학 현미경 개발을 위해 전 세계의 많은 연구진들이 경쟁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본 특집 기고문에서는 이러한 연구 동향의 하나로 나노광학을 이용한 초고성능 광학 현미경과 관련된 최신 연구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나노광학을 이용한 해상도 향상 메커니즘

먼저 나노광학 기술을 영상화 기술에 접목하고자 할 때 생각할 수 있는 일반적인 연구 목표는 다음과 같다. (1) 나노크기의 부피 규모로 빛을 공간상에 구속하는 것, (2) 발광체 또는 산란체의 여기효율 및 발광 또는 산란 효율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가시광선을 이용하여 나노크기의 부피 규모로 빛을 모으기 위해 재료적인 측면에서는 단순히 매우 높은 굴절률을 갖는 광학 매질을 이용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자연에서 쉽게 관찰되는, 인공적인 변형이 없는 물질 중에서 그와 같은 큰 굴절률을 갖는 물질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비교적 높은 굴절률을 갖는다고 알려진 루테튬 알루미늄 가닛(Lutetium aluminum garnet, LuAG)과 지르코늄(Zirconium)의 굴절률은 약 2.0, 갈륨 인화물(Gallium phosphide, GaP)은 3.6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나노광학 기술을 이용한 빛 제어와 다양한 굴절률을 갖는 인공 나노광학 매질 개발 연구는 최근 나노 공정 기술의 발달로 변화의 급물결을 타게 되었다. 천연 소재를 이용해 나노 구조물을 만들어 빛의 특성을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게 되면서 나노광학의 한 분야인 메타물질(metamaterial)4) 관련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를 통해 10 이상의 매우 높은 유효 굴절률을 갖는 메타물질, 굴절률이 영 또는 음수인 메타물질 등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일반적으로 금속과 유전체 표면 또는 금속 나노구조에 빛이 특정한 에너지로 입사할 때 금속 내에 있던 자유전자의 공간분포가 바뀌면서 금속 표면에서 멀어질수록 전기장의 크기가 지수함수적으로 감소하는 표면 플라즈몬 폴라리톤(surface plasmon polariton)파가 생성된다. 특정한 에너지의 빛이 금속 표면에 흡수되어 표면 플라즈몬 폴라리톤 광학 모드가 생성되는 것을 표면 플라즈몬 공명이라고 하고 금속 구조의 크기나 모양, 구성 물질 등을 설계하여 전자기 공명 반응을 조절할 수 있어 다양한 응용 연구에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빛과 광학매질의 상호작용에 의해 나타나는 공명 반응을 조절한다는 의미는 광학 매질의 분산특성이 설계될 수 있다는 의미이며 이는 설계된 광학 매질을 진행하는 전자기파의 진폭과 위상을 동시에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음의 굴절률을 갖는 메타물질이 빛의 회절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슈퍼렌즈로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이 J. B. Pendry 교수에 의해 보고되었고,5) 이러한 원리를 이용하여 나노광학 매질을 처음으로 이미징 시스템에 도입한 실험 연구가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의 Xiang Zhang 그룹에서 발표되었으며,6) 이어서 쌍곡 분산특성을 갖는 메타물질(하이퍼볼릭 메타물질, hyperbolic metamaterial)을 이용한 하이퍼렌즈가 개발되었다.7) 슈퍼렌즈, 하이퍼렌즈와 더불어 미국 하버드 대학 F. Capasso 그룹에서 개발된 메타렌즈8) 등은 최근까지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연구주제이며, 낮은 광 손실률을 갖는 렌즈, 대면적의 렌즈 설계 및 제작에 관한 다양한 연구들이 지속적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광학 현미경의 해상도 향상을 위해 나노광학 기술이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부분이 꼭 광학 렌즈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나노광학 매질을 이용하면 매질에 인접한 형광체의 발광특성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서론에서 언급한 형광 현미경 기술과 나노광학 기술을 융합하여 기존 형광 현미경 기술의 다양한 한계점들을 극복할 수 있다.

1. 구조화 조명 현미경(Structured Illumination Microscopy, SIM)

구조화 조명 현미경(structured illumination microscopy, SIM)9)은 약한 세기의 입사 빛을 이용하여 시료에 물리적 손상을 주지 않고 대면적의 고해상도 이미지를 빠른 속도로 얻을 수 있는 영상화 기술로 잘 알려져 있다. 구조화 조명 현미경은 고해상도 현미경 기술들 중 특히 시간 해상도가 매우 뛰어나 큰 주목을 받고 있지만 아베의 회절한계 대비 2배 초과의 공간 해상도 향상을 기대할 수는 없다는 것이 큰 단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에 형광체의 비선형 특성을 이용하거나 나노광학 매질을 도입하면 2배 이상의 공간해상도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구조화 조명 현미경의 공간 해상도 향상에 관한 다양한 논문들이 발표되고 있다.

Fig. 1. (a) Structured illumination microscopy providing a 2x resolution improvement over the diffraction limit. (b,c) Plasmonic structured illumination microscopy providing about a 3-fold resolution improvement over the diffraction limit. Adapted from J. Microsc. 198, 82-87 (2000),[9] Nano Lett. 14, 4634-4639 (2014),[10] ACS Nano 11, 5344-5350 (2017).[11]Fig. 1. (a) Structured illumination microscopy providing a 2x resolution improvement over the diffraction limit. (b,c) Plasmonic structured illumination microscopy providing about a 3-fold resolution improvement over the diffraction limit. Adapted from J. Microsc. 198, 82-87 (2000),9) Nano Lett. 14, 4634-4639 (2014),10) ACS Nano 11, 5344-5350 (2017).11)

일반적으로 광학 현미경의 조명이 균일한 경우(구조화된 조명을 사용하지 않는 일반 가시광선 조명인 경우) 빛의 회절 한계에 의해 횡방향의 공간 해상도는 약 200 nm이다. 구조화 조명 현미경(그림 1a)은 입사 빛에 공간적인 구조를 도입하고 구조화 조명 패턴의 모양과 방향 등을 바꿔가면서 간섭된 이미지들을 기존 광학계로 얻어내고 복원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이들로부터 고해상도 이미지를 얻는 기술이다. 구조화된 조명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어떻게 해상도의 향상을 구현할 수 있을까?

관찰하고자 하는 시료에 기존의 광학계로는 측정이 불가능했던, 높은 공간주파수 성분의 구조가 있다고 해보자. 구조화 조명을 이용하면 조명의 구조와 시료의 구조가 무아레 간섭 효과를 만드는데, 이때 무아레 간섭무늬에는 기존의 광학계로 측정이 가능한, 두 공간주파수의 중첩으로부터 변조된 낮은 공간주파수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시료의 높은 공간주파수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여러 장의 간섭 이미지들로부터 최종 고해상도 이미지를 재구성하기 위해 푸리에 변환 기반, MLE(Maximum Likelihood Estimation), 비용함수를 최소화시키는 방식의 반복(iterative) 알고리즘 등 다양한 복원 알고리즘들이 사용될 수 있다.

구조화 조명 현미경은 다른 고해상도 형광 현미경 기술에 비해 비교적 높은 시간 분해능을 제공하여 비디오 영상화가 가능한 기술이기 때문에 특히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으며, 공간 분해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나노광학 기술을 쉽게 접목시킬 수 있는 형광 이미징 기술 중 하나이다.

2. 플라즈모닉 구조화 조명 현미경(Plasmonic Structured Illumination Micrsocopy, PSIM)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샌디에이고의 Zhowei Liu 그룹은 표면 플라즈몬 폴라리톤의 광학적 특성을 이용하여 회절 한계 대비 약 2.5배의 공간 해상도 향상을 제공하는 플라즈모닉 구조화 조명 현미경을 이론적으로 제안하고 실험적으로 재현하였다(그림 1b).10) 동일 파장의 가시광선에 대해 금속 표면에서 생성되는 표면 플라즈몬 폴라리톤의 공간 주파수는 유리 속에서의 광자의 공간 주파수에 비해 매우 크다. 즉, 은 박막에 슬릿을 만들어 형성한 표면 플라즈몬 폴라리톤들의 간섭무늬를 구조화 조명 현미경의 조명으로 이용할 경우 기존 구조화 조명 현미경법에서는 획득할 수 없는 시료의 미세 구조 정보를 더 많이 획득할 수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플라즈모닉 구조화 조명 현미경은 기존 형광 현미경의 해상도 대비 약 2.6배의 해상도 향상을 제공한다.10) 이론적으로, 플라즈모닉 구조화 조명 현미경의 해상도는 \(\small \lambda\)/(2NA+2NAeff)으로 표현할 수 있으며, 여기서 NAeff는 표면 플라즈몬 폴라리톤의 공간 주파수를 유리 내에서 빛의 공간 주파수로 나눈 값으로 정의할 수 있다.

금속 나노안테나가 주기적으로 배열된 기판을 이용하는 국소화 플라즈모닉 구조화 조명 현미경(Localized Plasmonic Structured Illumination Microscopy, LPSIM)11)은 입사각에 의존하는 국소화 표면 플라즈몬 폴라리톤을 구조화 조명으로 사용한다. 나노안테나의 크기와 배열 주기, 주변 유전체의 굴절률 등을 조절하면 국소화 표면 플라즈몬 폴라리톤의 공간 주파수가 표면 플라즈몬 폴라리톤의 공간 주파수보다 큰 값을 갖도록 시료가 놓이는 기판을 설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150 mW의 488 nm 파장 레이저와 60배 1.2 NA 대물렌즈를 사용하여 움직이는 미세소관의 초고해상도 영상 촬영이 가능한 것이 보고되었는데, 기존 형광 현미경의 공간 해상도 대비 약 3배의 해상도 향상에 해당하는 80 nm 공간 해상도를 제공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3. 메타물질 보조 구조화 조명 현미경(Metamaterial Assisted Illumination Nanoscopy, MAIN)

Fig. 2. (a) Equifrequency contour of a hyperbolic metamaterial. (b) An example of a hyperbolic metamaterial that can be made by alternately stacking metal and dielectric multilayers. (c) Size change of the speckle pattern calculated when the unit cell size is reduced.Fig. 2. (a) Equifrequency contour of a hyperbolic metamaterial. (b) An example of a hyperbolic metamaterial that can be made by alternately stacking metal and dielectric multilayers. (c) Size change of the speckle pattern calculated when the unit cell size is reduced.
Fig. 3. (a) Super-resolution speckle patterns on a hyperbolic metamaterial consists of Ag and SiO2 multi-layers. (b) Schematics of the experimental set-up. (c) Speckle-MAIN images of fluorescent beads. Scale bar: 600 nm. Zoomed-in images of fluorescent beads. Scale bar: 100 nm. (d) Organic hyperbolic material assisted illumination nanoscopy. Adapted from Nat. Commun. 12, 1559 (2021),[12] Adv. Sci. 8, 2102230 (2021).[14]Fig. 3. (a) Super-resolution speckle patterns on a hyperbolic metamaterial consists of Ag and SiO2 multi-layers. (b) Schematics of the experimental set-up. (c) Speckle-MAIN images of fluorescent beads. Scale bar: 600 nm. Zoomed-in images of fluorescent beads. Scale bar: 100 nm. (d) Organic hyperbolic material assisted illumination nanoscopy. Adapted from Nat. Commun. 12, 1559 (2021),12) Adv. Sci. 8, 2102230 (2021).14)

레이저 빛을 쌍곡 분산 메타물질(그림 2a, b)에 입사시켰을 때 메타물질의 표면 굴곡 또는 구조 결함에 의해 메타물질 표면 위에서는 공간적으로 불규칙한 레이저 스펙클 무늬가 생긴다(그림 2c). 이때 스펙클 무늬의 크기는 쌍곡 분산 매질의 특이한 광학적 특성 덕분에 파장보다 훨씬 작아질 수 있다. 쌍곡 분산 메타물질은 매우 큰 공간 주파수를 갖는 빛을 전달할 수 있는데, 이때 최대 공간 주파수는 쌍곡 분산 메타물질을 구성하는 금속과 유전체 박막 단위 구조의 반복주기가 작을수록 커지게 된다. 즉, 다중 박막 구조의 금속-유전체 반복주기가 점점 작아질수록 메타물질 위에서 생성되는 레이저 스펙클 무늬의 크기가 매우 작아질 수 있고 이것을 구조화 조명 현미경의 조명으로 사용할 수 있다.12)

파장 크기보다 훨씬 작아진 레이저 스펙클 무늬분포를 다양하게 만들기 위해 레이저 입사각 또는 파장을 바꿔가며 구조화 조명에 시간적인 불규칙성을 부여할 수 있고(그림 3a, b) 이를 이용하여 메타물질 위에 놓인 형광시료를 여러 차례 여기시켜 얻어진 형광 이미지들은 이미지 후 처리 알고리즘을 통해 초고해상도 이미지로 변환하여 얻을 수 있다. 두께 10 nm의 은(Ag) 박막과 두께 4 nm의 실리카(SiO2) 박막을 번갈아 쌓아 제작한 쌍곡 분산 메타물질을 이용한 구조화 조명 현미경12)을 사용한 경우 기존 광학 현미경 대비 약 7배의 공간 해상도 향상이 보고되었다(그림 3c).

최근 다양한 나노 공정기술의 발달로 쌍곡 분산 메타물질 단위 구조의 반복주기를 줄여서 제작해 더욱 향상된 해상도의 이미지를 획득한 연구들이 보고되었다.13)14) 예를 들어, 두께 2.5 nm의 은 박막과 두께 2.5 nm의 산화마그네슘(MgO) 박막으로 구성된 쌍곡 분산 메타물질13)과 광 손실이 적은 유기물 기반 쌍곡 분산 매질14)을 이용한 구조화 조명 현미경은 기존 광학 현미경 대비 약 14배의 공간 해상도 향상을 제공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특히 유기물 기반의 쌍곡 분산 매질14)은 기존의 무기물 기반 메타물질 공정에 비해 저렴한 비용으로 대면적의 기판으로 만들어질 수 있고 생체 적합성이 뛰어나 초고해상도 바이오 이미징에 사용하기 적합할 것으로 예상된다(그림 3d).

4. 메타물질 보조 광표백 현미경(Metamaterial-Assisted Photobleaching Microscopy)과 종 방향 해상도 향상

앞서 소개한 고해상도 현미경 기술은 나노광학 매질을 이용하여 횡 방향(기판과 나란한 방향)의 공간 분해능을 향상시키는 기술로 종 방향(기판과 수직한 방향)으로는 여전히 회절한계에 의한 공간 분해능에 제약이 있다. 3차원 고해상도 영상화를 실현하기 위해 원통형 렌즈, 4Pi 측정 등을 이용하는 현미경 기술들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으나, 일반적인 광학 현미경의 종 방향 공간 분해능은 횡 방향 공간 분해능에 비해 낮다.

최근에는 메타물질을 이용하여 약 2.4 nm의 종 방향 국소화 정확도를 갖는 영상화 기술이 개발되었다. 메타물질 위에 놓인 형광체는 메타물질과의 거리에 의존하는 퍼셀효과(Purcell effect)에 따라 그 발광수명과 광표백(photobleaching) 수명이 달라진다. 시간에 따른 형광 세기의 변화를 면밀하게 측정하고 회기분석을 수행하면 형광체가 메타물질 기판으로부터 떨어진 거리를 정확하게 유추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하면 살아있는 세포의 형태학적 변화를 실시간으로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어 약물 반응, 시간에 따른 세포의 부착 상태 등을 분석할 수 있다(그림 4).15)

Fig. 4. Metamaterial-Assisted Photobleaching Microscopy. Adapted from Nano Lett. 20, 6038-6044 (2020).[15]
Fig. 4. Metamaterial-Assisted Photobleaching Microscopy. Adapted from Nano Lett. 20, 6038-6044 (2020).15)

5. 메타물질을 이용한 산란 증폭 초고해상도 광학 현미경(Hyperbolic material enhanced scattering nanoscopy)

형광측정을 이용한 초고해상도 광학 현미경 기술이 지금까지 많이 알려지고 상용화되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시료를 구성하는 형광 표지는 장시간 빛에 노출되면 광표백 현상을 경험하기 때문에 형광 세기가 매우 약해진다. 또한 관찰하고자 하는 대상에 형광물질 침습에 따른 구조적 또는 화학적 변화가 의심되거나 원하는 영역에 형광 표지를 부착할 수 없는 경우 형광 표지가 필요 없는 무표지 초고해상도 현미경 기술이 불가피해진다.

메타물질 보조 산란 증폭 초고해상도 현미경16)은 유기물 기반의 신소재 기판 위에 놓인 유전체 나노입자의 산란 세기가 기존 대비 5배 이상 증폭되는 것을 이용하는 광학 현미경이다. 빛-물질 상호작용 설계를 통한 쌍곡 폴라리톤 모드의 활성화와 산란장 이미지 복원 알고리즘 개발을 통해 회절 한계를 넘어 5.5배의 해상도 향상에 해당하는 약 80 nm 공간 분해능을 갖는 암시야 현미경이 최근에 개발되었다.

지금까지 소개한 메타물질 보조 구조화 조명 현미경, 광표백 현미경, 무표지 현미경 외에도 나노광학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영상화 기술은 무궁무진하다. 예를 들어 단일형광분자 국소화 현미경 기술에 형광체의 발광 효율을 증가시킬 수 있는 나노광학 매질을 이용하면 측정되는 총 광자의 수를 늘릴 수 있으므로 국소화 정확도를 높이고 이미지 재구성에 필요한 프레임 수를 현저하게 줄여 공간 해상도와 시간 해상도를 동시에 높일 수 있다.

맺음말

본 기고문에서는 광학현미경과 시공간 분해능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더불어 광학 현미경의 시공간 분해능 향상을 위해 나노광학 기술을 활용하는 연구를 몇 가지 소개하였다. 측정 장비의 기술 발전을 통해 시·공간 분해능을 향상시키려는 장기적인 노력과 더불어, 나노광학 기술을 접목하여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 기술의 높은 광독성, 낮은 시간 분해능, 좁은 관찰영역 등과 같은 단점들을 극복해나가는 방향으로 많은 연구들이 수행되고 있다.

나노광학 기술을 영상화 연구에 효율적으로 접목하고 유용한 상용기술로 발전시키기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있는데, 그것은 나노광학 매질이 갖고 있는 물성에 의한 빛 또는 열 손실, 제작 공정상의 어려움 등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또한 복원 알고리즘을 사용한 이미지 재구성 과정에서 형성되는 아티팩트(artefact)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며, 시료의 물성별 아티팩트 형성 원인 분석 및 해결 방안과 같은 지침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각주
1)S. W. Hell and J. Wichmann, Opt. Lett. 19, 780 (1994).
2)S. T. Hess et al., Biophys. J. 91, 4258 (2006).
3)M. J. Rust et al., Nat. Methods 3, 793 (2006).
4)D. R. Smith et al., Science 305, 788 (2004).
5)J. B. Pendry, Phys. Rev. Lett. 85, 3966 (2000).
6)N. Fang, H. Lee, C. Sun and X. Zhang, Science 308, 534 (2005).
7)Z. Liu et al., Science 315, 1686 (2007).
8)N. Yu et al., Science 334, 333 (2011).
9)M. G. L. Gustafsson, J. Microsc. 198, 82 (2000).
10)F. Wei et al., Nano Lett. 14, 4634 (2014).
11)J. L. Ponsetto et al., ACS Nano 11, 5344 (2017).
12)Y. U. Lee et al., Nat. Commun. 12, 1559 (2021).
13)Y. U. Lee et al., Nano Lett. 22, 5916 (2022).
14)Y. U. Lee et al., Adv. Sci. 8, 2102230 (2021).
15)Y. U. Lee et al., Nano Lett. 20, 6038 (2020).
16)Y. U. Lee et al., Nat. Commun. 13, 663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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