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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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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물리학과 첨단분석법: KIST 특성분석데이터센터

투과전자현미경과 분석법의 소개

작성자 : 김긍호 ㅣ 등록일 : 2023-07-12 ㅣ 조회수 : 5,478 ㅣ DOI : 10.3938/PhiT.32.019

저자약력

김긍호 박사는 1993년 워싱턴 대학에서 재료공학으로 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1995년부터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나노재료센터, 나노분석센터와 특성분석센터에서 선임, 책임연구원 그리고 센터장으로 재직하였다. 첨단소재의 개발과 투과전자현미경을 활용한 재료의 미세구조 분석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ghkim4702@gmail.com)

Overview of 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y and Analytical Techniques

Gyeung-Ho KIM

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y (TEM) and related analytical techniques play crucial role in advancing nanotechnology by providing atomic scale images with simultaneous structural and chemical information originating from multitude of interactions between high energy electrons and atoms of interest. In this short review, various aspects of TEM are explained, from instrumentation, operating principles, typical application examples to recent developments in resolution improvements and performances.

들어가며

1959년 물리학자 Feynman은 물리학의 미래 탐구영역에 대한 강연에서 양자역학에 지배를 받는 개별 원자들의 거동에 근거한 기술을 통해 소재의 새로운 물성이나 현상이 얻어질 것이라고 예측하여 나노기술의 가능성을 최초로 예견하였다. 이러한 새로운 기술의 정착에 필요한 조건으로 그는 원자를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는 전자현미경의 개발과 활용을 강조하였다. 실제로 현대의 투과전자현미경(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y, TEM) 분석법은 단순한 원자의 관찰을 뛰어넘어 원자수준의 복합적 분석역량을 갖추고 있어 나노기술의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첨단 TEM은 원자의 종류와 위치, 변위, 전자구조나 결합상태에 관한 정량적인 정보를 얻어낼 수 있는 통합 분석 장비이며 부가적으로 3차원적 정보나 시간이나 외부자극에 의한 변화를 추적할 수 있는 분석기술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본고에서는 나노세계의 작동원리를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주는 TEM의 원리, 장비구성, 주요 활용범위 그리고 최신 분석법에 대한 소개를 하고자 한다.

서 론

TEM은 1931년 Max Knoll과 Ernst Ruska에 의해 베를린 대학에서 최초로 제작되었고 이는 전자가 발견된 후 약 35년 후이었다. 전자를 이용한 현미경을 만들고자 하는 동기는 매우 단순하였다. 즉 광학현미경의 꾸준한 성능 개선으로 영상의 분해능이 빛의 파장에 의해 제한되는 한계치에 다다른 것을 알았고 따라서 현미경의 분해능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보다 짧은 파장의 광원이 필요함을 인식하였기 때문이다. 광학현미경은 생명을 위협하는 병원균인 박테리아의 존재를 발견하여 의학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하였으나 그보다 크기가 작은 30‒300 nm 크기의 바이러스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광학현미경을 뛰어넘는 보다 강력한 현미경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생물학자이며 의사였던 Ruska의 동생은 TEM을 이용하여 최초로 담배모자이크 바이러스의 영상을 성공적으로 기록할 수 있었다. 인상적인 초기 성과에도 불구하고 의·생물학 분야에서 TEM의 활용은 크게 늘어나지 않았는데 그 주된 이유는 대부분의 생물시료는 수분을 함유하며 낮은 원자번호의 원소로 구성된 비정질 조직을 가져 진공분위기와 고에너지 전자빔에 의한 시편의 심각한 손상을 피할 수 없었고 충분한 콘트라스트를 얻기 어렵기 때문이며 현재까지도 이 분야에서 중요한 해결과제의 하나로 남아 있다. 이에 반해 물리학자들과 재료연구자들은 무기재료의 미세구조 분석에 매우 유용한 분석기술로 쓰일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하였고 궁극적으로 원자의 관찰이 가능할 수 있다는 목표를 세워 장비의 지속적인 성능 개선과 다양한 분석법의 개발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1970년대 이후 높은 가속전압으로 전자빔의 파장을 줄이는 방식 그리고 보다 효율적인 설계로 렌즈 성능을 개선하여 0.3 nm에서 0.1 nm까지 분해능 향상을 달성하였으나 더 이상의 혁신적인 분해능 개선이 어려웠으며 이는 전자기렌즈의 근본적인 결함인 구면수차로 인한 문제임을 인정하게 되었다. 따라서 국제적으로 획기적인 분해능 향상을 위한 수차보정장치의 개발이 진행되었고 드디어 2000년대 초 0.1 nm 이하의 분해능 확보가 가능하게 되었다. 이와 함께 상온 전계방사 전자총, 단색기(monochromator), 전자검출기와 계산과학적 영상구현 기술 등이 조합되어 현재 39 pm의 최고수준의 영상분해능이 얻어졌다.1) TEM 분석법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원자 수준의 스케일에서 복합적인 분석이 가능하다는 점이며 즉 영상관찰, 회절분석과 분광분석이 동일한 영역에서 동시에 이루어져 국부적인 원자의 배열과 종류, 화학결합이나 전자구조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정확한 재료의 거동에 대한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TEM의 다양한 활용법의 배경으로서 전자의 성질, 시료와 입사전자와의 반응 그리고 분해능과 콘트라스트를 결정하는 요소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아울러 영상형성의 원리, 특히 영상의 콘트라스트를 결정하는 다양한 방식들을 통해 시료와 전자와의 반응이 영상화되거나 회절 또는 분광신호 발생 과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전자와 원자와의 반응

전자의 특성은 입자와 파동의 이중성을 가지는 물질파의 하나로 양자역학으로 거동이 설명 가능한 미립자이며 이와 동시에 음의 전하를 가져 전자기장 하에서 굴절을 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300 kV로 가속된 전자는 1.97 pm의 짧은 파장을 가지며 빛의 속도에 0.777배의 속도로 빠르게 움직이면서 정지질량의 1.59배로 질량이 증가하게 된다. 반면 원자의 크기(반지름)는 수소원자의 반경 53 pm에서 금과 같은 중량원소의 135 pm를 가진다. 원자간 거리는 결정구조에 의해 달라지며 금의 경우 면심입방구조의 결정체를 만들어 결정격자의 크기는 약 410 pm가 되며 면간거리 205 pm의 (200)면은 회절각도(브래그법칙)가 13 mrad 또는 0.74°의 작은 각도로 회절하게 된다. 이러한 회절현상은 원자의 전자기장과 음전하 입사전자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의 결과이며 X-선에 비해 약 1000배 강한 신호의 발생을 가능하게 하여 매우 작은 전자빔으로도 충분히 강한 신호를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장점으로 작용하는 반면 얇은 시료의 필요성, 진공분위기 그리고 다중산란과 같은 문제점도 야기한다.

입사전자와 시료 내 원자는 상호작용의 결과로 발생하는 산란파들의 결맞음 상태와 에너지변화 유무에 따라 4 종류의 산란파로 분류된다. 우선 에너지의 변화가 없고 결맞는 산란인 탄성/결맞는 산란은 회절이나 영상형성에 사용되며 전체 산란전자의 약 95%를 차지한다. 이러한 산란전자로 영상콘트라스트를 얻는 방식은 초기 TEM의 개발 이후 지속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평행한 결맞음 입사빔으로 시편을 조사하여 다양한 영상을 얻게 된다. 이 조건에서는 렌즈의 결함이 분해능에 큰 저해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반면 탄성/엇결성 산란은 원자의 배열이 규칙적이지 않은 비정질시료 등에서 탄성산란하는 산란파들에 해당되거나 또는 큰 각도로 탄성산란된 경우에 발생하며 1970년대부터 주사투과전자현미경(scanning 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y, STEM)이라는 새로운 장비 또는 영상법으로 개발되었다. 평행한 입사빔 대신 작은 크기로 집광된 전자탐침으로 시편을 주사하여 각 위치별 고각산란 전자를 효율적으로 수집하고 이를 영상화하는 방식을 사용하게 되어 탄성/엇결성 산란조건에서 확보되는 우수한 영상분해능을 얻고자 하였고 동시에 영상 형성 렌즈의 수차에 의한 분해능 저하를 피하고자 하였다. 비탄성/결맞는 산란은 거의 발생하지 않으며 마지막으로 비탄성/엇결성 산란은 나머지 5%의 산란전자를 차지하며 입사전자의 에너지 손실이 발생하여 파장이 변화되고 분광법의 중요한 신호로 활용된다. 탄성산란은 질량의 차이가 매우 큰 입사전자와 원자핵의 상호작용의 결과인 반면 비탄성산란은 입사전자와 원자 내 전자의 반응으로 설명되며 중요한 점은 원자의 전자산란으로 영상, 회절과 분광의 정보가 모두 동시에 제공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TEM은 다양한 방식으로 산란전자를 결합시키거나 또는 분리시켜 영상의 콘트라스트를 얻게 된다. 예를 들면 입사전자의 흡수로 진폭이 감소되거나 또는 위상 차이에 의한 보강간섭 또는 상쇄간섭으로 위치에 따라 서로 다른 세기를 가지게 되며 이 차이를 영상에서 관찰하게 된다. 반면 규칙적으로 배열된 원자들로 구성된 시료에서는 탄성산란 파들이 특정한 각도에서 보강 간섭하여 그 결과 전자회절패턴을 관찰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분광신호인 비탄성산란 전자들은 에너지 손실 값의 측정을 통해 산란이 발생된 원자의 종류와 양을 측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원자결합의 형태나 전자구조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또한 비탄성 산란의 결과로 여기된 원자가 다시 기저상태로 복귀하면서 X-선이나 오제전자들이 후속 발생하게 되는데 X-선 검출기를 이용하여 간단하게 원자의 종류나 양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장비구성요소 및 기능

TEM의 기본 구조는 광학현미경의 구성요소와 거의 동일하며 전자총, 양극, 집광렌즈, 시편홀더, 대물렌즈, 회절렌즈, 중간렌즈, 투영렌즈 그리고 영상기록장치로 구성된다. 기본적인 부대장비로서 분광분석에 필요한 X-선 검출기, 전자에너지손실분광기가 주로 장착되며 최고의 분해능 확보를 위한 첨단 장비에는 수차보정기와 단색기가 추가로 설치되어 운영된다.

전자총은 고밀도의 전자를 높은 결맞음 상태로 안정적으로 발생시키는 것이 중요한 목표이며 이를 위해 전계방사형 필라멘트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약 0.3 eV의 에너지 분산도를 가지는 상온 전계방사형 전자총이 가장 우수한 성능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생된 전자들은 양극에 의해 높은 에너지로 가속되어 집광렌즈로 공급된다. 집광렌즈는 조리개 및 편향코일과 함께 전자를 집속하여 이동시키거나 기울이는 역할을 수행한다. 전자탐침의 크기는 현재 약 50 pm 수준으로 만들 수 있으며 이 수치는 일반적인 결정격자의 크기보다 작아 격자를 구성하는 각 원자의 정보를 독립적으로 얻을 수 있는 수준임을 알 수 있다. 100 nm 이하의 얇은 두께로 가공된 시편은 시편홀더에 장착되어 고니오메터 스테이지에 고정된다. 시편홀더는 대물렌즈의 중앙 부위에 위치하게 되며 즉 전자기렌즈의 자기장 내에 삽입되므로 자성시료를 사용하는 경우 특별한 주의나 부대장비의 설치가 필요하게 된다. 입사빔의 수렴각을 크게 만들 필요가 있을 경우 대물렌즈의 위 부분을 추가적인 집광렌즈로 사용하기 위한 설계이며 대물렌즈의 아래 부분은 시편을 통과한 투과 및 산란된 전자빔을 집속시키는 기본적인 대물렌즈의 역할을 하며 약 30‒50배의 낮은 배율을 가지지만 렌즈결함인 수차의 효과가 가장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전자현미경의 성능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렌즈이다. 이러한 대물렌즈의 집속작용을 통해 산란빔과 투과빔은 후방초점면에 회절패턴을 형성하게 되며 그 이후 영상면에 영상을 형성하게 된다. 회절렌즈는 후방초점면의 회절패턴 또는 영상면의 영상을 선택하는 역할을 하며 그 이후 중간렌즈나 투영렌즈는 여러 단계에 걸쳐 이를 확대하게 되며 최종적으로 영상기록장치인 형광판, 필름, CCD (charge coupled device) 또는 직접전자검출기를 통해 영상화된다.

TEM의 분해능이나 분석 역량을 크게 향상시킨 최근 개발 장비로는 수차보정기, 단색기 그리고 직접전자검출기를 꼽을 수 있다. 수차보정기의 개발은 전자광학분야에서 오래된 목표이었고 수렴작용만이 가능한 전자기렌즈의 구면수차는 분해능 저하의 주요 원인이었다. 1990년대에 이르러 대칭적 자기장을 가지는 기존 렌즈에 다중극, 다축렌즈들을 조합하여 입사빔을 각각 특정 방향으로 비틀고 다시 조합하는 방식으로 보정하는 장치를 개발하게 되었고 2000년대부터 상용화가 되었으며 다양한 방식으로 원자수준의 분석에 활용되고 있다.2) 단색기는 수직으로 배열된 전기장과 자기장으로 일정 속도의 하전입자를 걸러낼 수 있는 Wien 필터로서 전자총에서 방사된 전자들의 에너지 편차를 줄여서 영상의 분해능과 함께 시료로부터 발생한 비탄성산란 전자의 분석 정확도를 크게 향상시켰다. 직접전자검출기(direct electron detection, DED)는 CCD의 비효율적 전자수집 과정에서 발생되는 높은 수준의 잡음, 신호의 퍼짐과 함께 신호처리의 속도 제한을 개선하기 위하여 개발되었다. 반도체 박막의 형태로 전자에 직접적으로 반응하고 각 픽셀의 전하량을 빠르게 측정할 수 있는 센서의 형태를 가져 민감도(단전자 수준), 정확도와 검출한계(106 수준), 처리속도(~10 kHz)를 크게 늘릴 수 있어 영상의 콘트라스트 향상은 물론 in-situ 분석, 전자민감도가 높은 시료 등의 안정적인 분석이 가능해졌다.3)

영상관찰/회절분석/분광분석법의 원리와 응용

Fig. 1. Ray diagram and related microscope components for (a) TEM mode and (b) STEM mode operation.Fig. 1. Ray diagram and related microscope components for (a) TEM mode and (b) STEM mode operation.

그림 1은 TEM과 STEM에서 영상과 회절도형이 형성되고 기록되는 원리를 비교하고 있다. TEM 모드에서는 집광렌즈로 평행한 입사빔을 만들어 지속적으로 시편에 조사한다. 따라서 넓은 영역에 걸쳐 산란이 발생하게 되며 산란빔들은 다시 보강간섭 조건을 만족시켜 회절도형을 대물렌즈의 후방초점면에서 형성한다. 그림 1a에서 동일한 색의 산란빔들이 같은 위치에 모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발생영역에 관계없이 같은 방향으로 산란된 전자들은 하나의 점으로 모이게 되어 산란각의 분포를 보여주게 되는 것이 회절패턴이다. 산란각은 브래그법칙에 따르면 거리의 역수에 비례하므로 후방초점면 또는 회절면을 역공간이라고 부른다. 회절점을 형성한 산란전자들은 계속 진행하여 영상면에 다시 모이게 된다. 이 경우는 그림 1a에서 동일한 두께의 선으로 표시되어 있으며 시료의 한 위치에서 출발한 여러 산란전자들이 다시 영상면에서 한 점으로 모이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관계는 회절과 영상이 매우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고 회절면의 조리개로 영상을 선택할 수 있고 반대로 영상면의 조리개로 회절영역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예를 들면 대물렌즈 조리개로 투과전자만을 선택하면 명시야상(bright field, BF)을 얻게 되며 조리개를 특정 회절빔에 위치시키면 암시야상(dark field, DF)으로서 산란빔들이 발생한 영역이 밝게 보이게 된다. 이 영상들의 콘트라스트는 진폭콘트라스트, 즉 산란빔들의 진폭의 차이로 얻어지는 콘트라스트로서 시편의 두께, 밀도(비정질시료의 경우 흡수콘트라스트) 그리고 회절조건의 차이(결정질시료의 경우 회절콘트라스트)를 볼 수 있게 되며 주로 국부적인 격자결함의 존재나 석출물의 분포를 관찰하는데 유용하게 사용된다. 보다 분해능이 높은 영상법은 위상콘트라스트를 이용하며 이 경우 투과빔과 여러 산란빔들을 동시에 선택하여 각 산란전자들의 위상간섭으로 인한 콘트라스트를 얻게 되며 TEM에서 원자영상을 얻는 가장 기본적인 방식이다. 다만 렌즈의 수차를 보정하기 위하여 일정한 탈초점값이 필요하게 되며 동시에 시편의 두께와 탈초점값에 의해 위상차가 변화하게 되고 그 결과 영상의 콘트라스트가 반전되거나 변화하는 어려움이 있어 계산을 통한 영상의 신뢰성 확인이 필요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평행빔을 사용하는 TEM 분석법은 영상과 회절분석에 최적화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림 1b는 STEM의 경우를 보여주며 집광된 작은 전자탐침이 한 위치에서 산란전자를 발생시키고 일정 각도범위로 산란된 전자들이 환형검출기에서 모두 더해져 한 픽셀에 밝기로 표시된다. 그 후 전자탐침은 이동하여 옆 위치에서 다시 산란전지의 세기를 측정하고 표시하는 과정을 반복하여 시편의 영상을 구성하게 된다. 산란 각도에 따라 영상 콘트라스트는 다르고 시편의 특정한 정보를 가시화한다. 예를 들면 매우 높은 산란각에서는 엇결성 탄성산란 전자로 영상을 구성하며 원자번호의 제곱에 비례하는 콘트라스트로 원소의 구별이 가능하고 동시에 결맞음 조건에 비해 분해능이 2배로 향상될 수 있어 STEM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영상관찰 조건이며 고각환형암시야상 영상법(high angle annular dark field, HAADF) 또는 원자번호 영상법(Z-contrast imaging)으로 알려져 있다. 분해능 향상효과와 함께 위상차이에 의한 콘트라스트가 아니므로 시편의 두께나 탈초점의 영향이 크게 줄어들어 신뢰도 높은 영상콘트라스트를 얻을 수 있다. 산란된 전자의 각도에 따른 검출범위에 따라 명시야상(BF, ~9.5 mrad), 환형명시야상(ABF, 11‒22 mrad), 환형암시야상(ADF, 25‒60 mrad), 고각환형암시야상(HAADF, 70‒200 mrad)으로 구별되며 각각 경량원소의 위상콘트라스트, 결함이나 격자변형, 그리고 중량원소 분포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4) 이와 동시에 전자탐침이 조사되는 영역에서 발생하는 비탄성산란은 분광신호를 제공하여 국부적 영역의 분광분석이 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 따라서 STEM 분석법은 영상과 분광분석에 편리하게 사용되는 특징을 가진다. 특히 주목할 점은 장비의 성능개선, 즉 전계방사전자총, 단색기, 수차보정기, 직접검출기 모두 STEM의 영상품질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인자여서 100 pm 이하 크기이며 고전류밀도의 전자탐침 형성이 용이하게 되고 적은 양의 고각 산란전자도 효율적으로 수집할 수 있어 STEM의 분해능 수준이 기존의 TEM 성능을 뛰어넘고 있다.

Fig. 2. Examples of imaging modes in TEM and STEM from Cu-Sn alloy from low magnification diffraction contrast images of phases (BF/DF), high magnification phase contrast image (HREM), and STEM-HAADF image showing locally ordered structure of Sn atoms.Fig. 2. Examples of imaging modes in TEM and STEM from Cu-Sn alloy from low magnification diffraction contrast images of phases (BF/DF), high magnification phase contrast image (HREM), and STEM-HAADF image showing locally ordered structure of Sn atoms.

그림 2는 전자현미경에서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영상의 예를 제시하고 있으며 Cu-Sn 합금에서 TEM 모드의 저배율 회절콘트라스트 영상(BF, DF), 고배율 위상콘트라스트 영상(HREM) 그리고 STEM 원소영상(HAADF)을 보여준다. STEM-HAADF 영상에서는 원자번호가 높은 주석원자는 밝게 그리고 구리원자는 어둡게 구별되어 특정 영역의 주석원자의 규칙 배열이 쉽게 관찰되며 퓨리에변환을 통해 규칙격자의 존재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Fig. 3. Examples of various diffraction patterns in TEM from parallel beam (spot from single crystal and ring from polycrystal region), convergent beam (CBED from thick region and Kikuchi pattern from very thick region) and parallel nanobeam (NBED) from nanoscale thin regions.Fig. 3. Examples of various diffraction patterns in TEM from parallel beam (spot from single crystal and ring from polycrystal region), convergent beam (CBED from thick region and Kikuchi pattern from very thick region) and parallel nanobeam (NBED) from nanoscale thin regions.

그림 3은 다양한 전자회절도형의 예를 보여주고 있으며 시편의 형태(단결정, 다결정, 비정질 등)와 전자빔의 조작(평행, 수렴, 나노빔 등)에 따라 분석의 목적에 맞게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특히 그림 2의 영상에 삽입된 회절도형과 같이 TEM에서는 영상과 회절을 쉽게 연결시켜 활용이 가능한 반면 STEM에서는 영상의 퓨리에 변환을 통해 결정구조의 확인이 가능하다. 평행한 전자빔과 영역선택조리개를 사용하는 전통적인 회절법을 선택영역회절법(selected area electron diffraction, SAED)이라고 하며 점 또는 동심원 형태의 회절도형을 얻게 된다. 반면 집광된 전자빔에서는 회절원반이나 Kikuchi 도형이 얻어지며 각각 수렴성 빔 전자 회절법(convergent beam electron diffraction, CBED)과 기쿠치 회절법(Kikuchi diffraction)으로 알려져 있다.

Fig. 4. Examples of spectroscopic techniques from NiO particle, (a) EELS core loss spectrum showing edges of Ni and O at characteristic energy loss value and (b) XEDS spectrum with X-ray energies and  intensity variation. Fig. 4. Examples of spectroscopic techniques from NiO particle, (a) EELS core loss spectrum showing edges of Ni and O at characteristic energy loss value and (b) XEDS spectrum with X-ray energies and intensity variation.

영상 및 회절에 사용되는 탄성산란전자와 함께 발생되는 소량의 비탄성산란전자는 분광분석에 이용되며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나눈다(그림 4 참조). 우선 비탄성 과정에서 발생한 전자의 에너지 손실을 측정하여 이 과정에 참여한 원자의 종류와 양을 알아내는 전자에너지손실분광법(electron energy loss spectroscopy, EELS)이 있으며 자장 프리즘으로 에너지에 따라 전자를 굴절시켜 특정 에너지를 가지는 전자의 양을 측정하거나 이를 이용하여 영상을 구성할 수 있다.5) 대부분의 비탄성산란전자는 낮은 각도로 산란되므로 90% 정도의 높은 효율로 신호를 수집할 수 있으며 에너지분해능은 통상적으로 100 meV의 수준이고 이론적으로 0.1‒1%의 함량을 검출할 수 있으나 실제적으로는 배경제거의 어려움과 다중산란의 효과로 인해 수%의 검출한계를 보이며 X-선 발생효율이 낮은 경량원소의 분석에 유리한 장점을 가진다. 따라서 가능한 얇은 두께의 분석영역이 필요하며 복잡한 스펙트럼의 처리 및 해석과정이 필요한 단점이 있으며 분광기의 정확한 정렬조건도 만족시켜야 한다. EELS의 가장 큰 장점은 입사전자와 원자를 구성하는 여러 형태의 전자와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다양한 신호가 발생하는 것이며 일반적으로 EELS 스펙트럼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고 가장 강한 신호는 에너지 손실이 없는 탄성투과 전자인 무손실 피크, 10‒50 eV 범위의 에너지손실 전자들로 구성된 저손실 영역 그리고 50 eV 이상의 고손실 영역으로 구분되며 각 영역의 정보는 서로 다른 상호작용의 결과이다. 무손실 피크의 반값온폭은 분광기의 에너지분해능을 측정하는데 사용된다. 띠틈은 원자가띠와 전도띠 사이의 간격으로 0.6‒9 eV 범위이며 무손실 피크와 매우 근접한 위치에서 스펙트럼이 시작되는 값으로 측정된다. 따라서 우수한 에너지분해능을 확보하여야 정확한 측정이 가능하다. 플라즈몬 피크도 저손실 영역에 나타나며 자유전자들의 집합적 진동의 결과로서 밀도에 비례하므로 금속 또는 합금 재료의 성분에 대한 분석에 사용된다. 고손실 영역에서는 core 손실 영역이라 불리우며 내각전자의 비탄성산란의 결과로서 특정원소의 이온화에지(그림 4(a) 참조)를 포함하고 있다. 이온화에지의 시작에서 30‒50 eV 영역 그리고 50‒수백 eV 영역은 각각 원소의 화학결합 상태와 특정 원자를 중심으로 주위 원자들의 배위수에 의해 상세한 형태가 결정되므로 이에 대한 분석이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이온화에지의 크기는 원소의 양에 비례하므로 정량분석에 이용된다. 다만 높은 배경세기와 급격하게 변화하는 모양에 의해 배경의 제거과정은 정량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고 미량원소나 높은 에너지손실을 가지는 원소들의 정량분석은 신뢰성이 낮은 문제가 있다.

TEM의 또 다른 분광법인 에너지분산 X-선 분석법은 비탄성산란의 후속 과정으로 여기된 원자가 기저상태로 돌아가며 발생하는 특성 X-선의 측정을 통해 원소의 종류와 양을 신속하고 간단하게 분석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경량원소에서 특성 X-선의 발생 확률은 Auger전자 발생 또는 격자진동에 비해 낮아 근본적으로 효율적이지 않은 문제가 있고 또한 모든 방향으로 X-선이 발산되므로 그 검출효율도 약 10% 이하로 낮다. 특히 X-선 검출기의 에너지 분해능은 약 120‒130 eV 수준이어서 피크 겹침과 같은 정량화의 어려움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ELS보다 더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이유는 배경세기가 낮고 비교적 균일하며 피크/배경비가 매우 커 미량원소의 검출이 쉽고 분석의 신속성과 간편성 측면에서 우월하기 때문이다(그림 4(b) 참조). 분광기의 정렬이나 보정이 없이 초 단위의 짧은 시간에 구성원소나 상대적 양에 대한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TEM 분석법의 큰 장점인 복합분석의 한 예로 화학영상법을 들 수 있다. 예를 들면 특정 분석영역에 EELS 스펙트럼을 융합시키면 후속분석을 통해 띠틈, 플라즈몬 에너지, 화학조성 등 원하는 정보를 추출하여 각각 영상화할 수 있게 된다. 이 융합정보를 3D data cube라고 부르며 이는 2차원의 영상과 1차원의 스펙트럼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는 의미이다. TEM 모드에서는 에너지여과 영상이라고 하며 EELS의 에너지 선택 슬릿으로 특정 에너지범위를 선택한 후 선택된 에너지의 전자들을 이용하여 영상을 형성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면 무손실 영역을 선택하게 되면 탄성산란 전자영상을 얻게 되고 500‒550 eV 에너지 영역을 선택하면 산소원자에서 산란된 전자만으로 영상을 구성할 수 있다(그림 4(a) 참조). STEM 모드의 경우 각 픽셀에 EELS 또는 XEDS 스펙트럼을 포함시켜 영상을 만들게 되며 STEM 스펙트럼 영상법이라고 부른다.

맺음말

광학현미경의 분해능을 개선하고자 하는 단순한 목표로 탄생한 TEM은 100년이 지나지 않은 현재 과학 분야 전반에 걸쳐 필수적인 다기능 나노분석 장비로 인정받고 있다. 0.1 nm보다 작은 전자탐침, 원자 크기보다 작은 50 pm 이하의 영상 분해능, 10 meV 수준의 에너지 분해능 등 뛰어난 분석성능을 제공하는 TEM분석법을 통해 원자 수준에서 물질의 거동을 이해하고 이를 토대로 성능이 개선된 재료나 소자의 설계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석 성능보다 강조되어야 할 TEM 분석법의 고유한 강점은 “현미경 내 방사광”이라는 비유를 통해 강조될 수 있을 것이다. 방사광 가속기는 고휘도 X-선을 공동으로 사용하여 20‒30종의 실험 장비를 이용하여 각종 영상, 분광 및 회절실험들이 독립적으로 수행되며 TEM에서는 고에너지 전자를 이용하여 유사한 분석 연구에 사용된다. 중요한 차이점은 TEM의 경우 이런 실험들이 동일한 영역에서 한 번에 진행될 수 있어 완벽한 통합 분석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장비의 성능 개선과 신규 분석법의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TEM은 양자역학적 관점에서 물질의 구조와 물성을 해석할 수 있는 고유한 분석 장비의 형태로 진화할 것이다.

각주
1)Y. Jiang et al., Nature 559, 343 (2018).
2)K. Urban et al., Prog. in Mat. Sci. 133, 101037 (2023).
3)B. Levin, J. Phys. Mater. 4, 042005 (2021).
4)M. Mata et al., Nanomaterials 12, 337 (2022).
5)C. Colliex, Eur. Phys. J. Appl. Phys. 97, 38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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