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지난호





|

PHYSICS PLAZA

크로스로드

태양계의 씨앗을 찾아서: 소행성 탐사의 현실과 미래

작성자 : 강성주 ㅣ 등록일 : 2023-11-29 ㅣ 조회수 : 446

저자약력

강성주 박사는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에서 물리학, 천문학을 전공하고 아이오와주립대에서 천체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 국립과천과학관 연구사로 재직하였으며 현재는 ㈜모어사이언스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림1. 소행성 베누의 샘플이 담긴 캡슐이 OSIRIS-REx 탐사선에서 무사히 분리되어 미국 유타주 사막에 떨어진 모습 (출처:NASA)그림 1. 소행성 베누의 샘플이 담긴 캡슐이 OSIRIS-REx 탐사선에서 무사히 분리되어 미국 유타주 사막에 떨어진 모습.(출처:NASA)

지난 9월 24일 미국 현지 시각으로 새벽 4시 42분, 미국 최초의 소행성 샘플 회수 임무를 맡았던 오시리스-렉스(OSIRIS-REx) 탐사선이 지구와 달의 거리 약 1/3정도 거리인 10만 km 떨어진 지점에서 소행성 샘플이 담긴 캡슐을 지구로 떨어뜨렸다. 시속 45,000 km에 가까운 속도로 지구로 향하던 캡슐은 현지 시각 오전 8시 42분에 캘리포니아 상공 약 133 km 지점에서 대기권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10분이 지난 오전 8시 52분, 검은색 캡슐이 낙하산을 매달고 천천히 하늘에서 떨어지자 사람들은 크게 환호하기 시작하였다.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의 첫 번째 소행성 샘플 회수 임무였던, 오시리스-렉스(OSIRIS-REx) 탐사선이 소행성 베누(Bennu)에서 채취한 샘플이 무사히 도착한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회수된 샘플은 휴스턴에 있는 NASA 존슨 우주 기지(Johnson Space Center)로 매우 조심스럽게 옮겨져서 분석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NASA는 이렇게 소행성에 직접 가서 샘플을 가져오려고 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그렇게 많은 소행성 중에 왜 하필 소행성 베누였을까? 우리가 소행성을 탐사하는 이유와 함께 앞으로 탐사할 소행성 임무에 관해서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소행성 샘플 회수 임무의 시작

소행성은 태양계의 원시 상태를 간직한 채 우주를 떠돌아다니는 천체이다. 태양계가 생겨났을 당시 그대로의 모습을 지금까지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태양계의 탄생과 진화에 관한 중요한 단서를 가지고 있는 소행성에 큰 관심이 있다. 이에 따라서 소행성 샘플 회수 임무는 우주 탐사의 필수적인 부분이 되었다. 소행성은 태양계 곳곳에 있지만, 주로 소행성 메인 벨트 대라고 부르는 화성과 목성 사이의 위치에 현재까지 번호가 붙여진 대부분의 많은 소행성이 자리 잡고 있다. 지구 근처에서도 아폴로 소행성군이라고 하는 소행성들이 자리 잡고 있어서, 약 6,500만 년 전, 지금의 인류처럼, 지구를 점령하고 있던 공룡의 멸종을 야기했던 것처럼, 지구 근처에서 돌고 있는 이런 천체들을 지구 근접 천체(near earth object, NEO)라고 부르고, 이 중에서 특별히 지구와 충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천체를 잠재적 위협 천체(potentially hazardous object, PHO)라고 부른다. 이렇게 잠재적으로 지구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위험성을 방지하고, 앞서 말한 태양계의 진화와 당시의 모습을 알아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소행성에 가서 그 샘플을 채취해 오는 것이다. 이번 베누 소행성의 샘플을 채취해 귀환하는 임무는 그래서 대중의 큰 관심을 받게 되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번에 나사가 최초로 채취한 소행성 샘플 미션 이전에 먼저 소행성 샘플 채취에 성공한 나라가 있다. 바로 일본의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인 JAXA에서 수행한 하야부사 임무이다. 하야부사는 2010년에 소행성 이토카와에서 소행성의 미세 입자를 채취해 지구로 가져왔으며, 이 성공을 바탕으로 2020년에는 소행성 류구로부터 샘플을 채취해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당시에 가져온 소행성의 샘플 양은 약 5 g 내외의 티스푼 정도의 양이었다면, 이번 소행성 베누에서 채취한 샘플은 목표로 했던 60 g을 넘어 약 250 g 정도의 샘플을 채취하는 데 성공했다. 따라서 상당히 자세한 분석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일차적인 분석 결과를 통해 소행성 샘플에서 풍부한 양의 탄소와 물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하였기에 앞으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무척이나 기대된다.

왜 소행성 베누였을까?

그렇다면 왜 NASA가 여러 소행성 중에 베누를 선택하게 된 것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이유를 꼽아보자면 다음과 같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소행성은 지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러 암석과는 다르게 태양계가 생성될 당시, 격동적이면서도 행성이 형성되고 남은 태초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잔해라고 볼 수 있다. 지구를 비롯한 화성, 금성과 같은 암석형 행성에서는 날씨와 물에 의한 침식, 그리고 대륙의 이동 등으로 태양계가 형성되었던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지 못하지만, 베누는 지구와 태양계가 형성되었을 당시, 약 45억 년 전, 우리 태양계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형성 당시에 어떠한 원소, 또는 분자들이 존재하였는지 알 수 있는 귀중한 타임캡슐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림2.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이 촬영한 소행성 베누의 모습.그림 2.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이 촬영한 소행성 베누의 모습.

두 번째는 소행성 베누가 우리가 알고 있는 생명체를 구성하는 유기 화합물이 풍부하게 존재한다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십억 년 전 지구가 막 태어난 초기에 지구에는 수많은 소행성이 충돌하였는데, 이때 소행성에 존재하고 있던 여러 유기 화합물이 지구에 떨어져서 생명체를 탄생시킨 원동력이 되었다는 많은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따라서 여러 과학자는 이 초기 환경의 모습을 가진 소행성에 어떤 유기 화합물이 존재하는지,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어하기 때문에 이번에 가져온 샘플을 통해 실제로 현재 우리가 세운 가설이 맞는지를 연구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행성 베누는 지구 근방을 공전하는 아폴로 군 소행성에 속하기 때문에 왕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고, 상대적으로 샘플 채취가 용이한 탐사선이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베누가 약 10~20억 년 전 화성과 목성 사이에 존재하는 메인 벨트에 위치한 더 큰 소행성들의 충돌로 인해서 생겨난 것으로 믿고 있다. 소행성을 이루고 있는 물질이 단단하게 뭉쳐져 있지 않고 폭신한 솜처럼 뭉쳐져 있는 것 또한 그 증거로 삼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베누에서 가져온 샘플을 통해 생명체의 두 가지 핵심 요소인 유기 분자와 액체로 된 물이 풍부하게 존재한다는 것을 바탕으로 수십억 년 전 지구의 생명체의 근원 물질이 과연 지구 자체가 아닌, 소행성에서 왔는지 밝혀줄 수 있는 연구 결과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이다. 또한 소행성 베누는 앞서 언급했듯이 지구를 위협할 수 있는 잠재적인 천체인 PHO이기 때문에 먼 훗날 혹시 모를 소행성 충돌과 같은 재난에 대비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소행성의 구성 물질과 함께 얼마나 단단한지를 알고 있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DART 미션이 성공함으로써 우리는 소행성 충돌에 대한 위험을 빠르게 관측만 할 수 있다면,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다행히 소행성 베누는 2100년도 이내에는 지구와 충돌할 확률은 없다. 그 이후에는 정말 희박한 확률이기는 하지만 2300년도에 약 1,750분의 1의 확률로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잠재적 위협 천체이기는 하지만, 매우 정밀한 측정을 통해 시시각각 관측할 수 있는 소행성이므로 이번 소행성 샘플 회수 임무에 베누가 선택된 것이다.

소행성 베누의 샘플은 과연 안전한 것일까?

그림3. 소행성 베누에서 채취한 샘플이 담긴 캡슐의 모습. 캡슐 외부에도 베누의 샘플이 묻어있어 이번에 발표한 1차 분석결과는 이 외부에 있는 샘플을 분석한 결과이다그림 3. 소행성 베누에서 채취한 샘플이 담긴 캡슐의 모습. 캡슐 외부에도 베누의 샘플이 묻어있어 이번에 발표한 1차 분석결과는 이 외부에 있는 샘플을 분석한 결과이다

NASA를 비롯한 전 세계의 과학자들이, 베누로부터 채취한 샘플에 생명의 씨앗이라고 부를 수 있는 유기물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따라서 베누로부터 채취한 샘플이 지구 환경에 노출된다면, 이 샘플이 지구 환경에 의해 어떠한 경로로든 오염될 확률이 존재한다. 샘플이 만약에 지구의 환경에 의해 오염이 되었다면, 샘플에서 발견된 유기물이 지구의 환경에서 나온 유기물인지, 정말 베누로부터 온 유기물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미 대기권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공기에 노출되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지만, 캡슐을 보호하는 장치 외부에 물과 유기물, 먼지를 보호하는 필터로 감싸져 있기 때문에, 일단 지구로의 귀환 과정에서 베누의 샘플은 지구 환경에 노출되는 것을 피할 수 있었다. 일단 캡슐이 지구에 착륙한 후에 유타의 공군기지 내에 있는 임시 청정 무균실, 일명 클린룸(clean room)으로 옮겨져서 보관하기 시작했고, 보관하는 도중에는 일반적으로 다른 물질과 거의 반응하지 않는 질소가스를 탱크 내부에 지속적으로 주입해 혹시 모르게 외부의 공기가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였다. 이렇게 보관된 캡슐은 다음날인 9월 25일 미국 휴스턴(Houston)에 위치한 NASA 존슨 우주기지로 보내져서 현재 분석 중이다. 그렇다면 거꾸로 베누의 샘플이 지구를 오염시킬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그럴 수 있는 확률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선에서 소행성은 대기가 없이 우주의 혹독한 환경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으므로 살아있는 유기물이 발견될 확률은 없다. 따라서 베누의 샘플이 지구의 환경에 영향을 주거나 마치 SF 영화처럼 소행성으로 온 샘플에 연구원이 노출되어 인간에게 영향을 주는 그런 위험성은 적어도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기존의 운석이라든지, 일본에서 먼저 회수한 소행성의 샘플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적어도 소행성 베누에는 인간 또는 지구 환경에 위협을 줄 수 있을 만한 화학물질이나 높은 농도의 방사성 물질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현재 일차적인 분석, 캡슐 외부에 묻어있는 샘플을 분석한 결과 예상대로 유기물의 기본 재료인 다량의 탄소와 함께 물이 풍부하게 존재한다는 것이 발표되었다. 하지만 캡슐 안에 들어있는 샘플의 자세한 분석 결과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릴 전망이다. 조금 황당한 이야기지만, 캡슐에서 채취한 샘플의 양이 목표로 했던 샘플의 양보다 3배 이상 많아 캡슐을 닫고 있는 나사에 문제가 생겨, 캡슐을 개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곧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이고, 그저 과학자들의 조심성 때문에 생기는 해프닝이니, 더 자세한 분석 결과에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의 다음 임무와 우리나라 소행성 탐사의 좌절

탐사선의 이름인 오시리스는 원래 이집트 신화에서 죽음의 신을 의미하는 것이고 소행성의 이름인 베누는 이집트 신화에서 왜가리의 형상을 한 창조의 신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렇게 이집트 신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은 Origins, Spectral Interpretation, Resource Identification, Security and Regolith Explorer의 앞 글자를 따서 태양계의 기원과 역사를 조사하고 탄소가 풍부한 유기물을 조사하며, 소행성 베누의 화학적 조성과 내부의 구성 물질들을 조사함과 동시에, 훗날 혹시 모를 충돌에 대비하고자 하며, 표면의 토양을 채취하겠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은 지구 밖 10만 km 상공에서 베누의 샘플을 분리하여 지구에 떨어뜨린 직후 오시리스-에이펙스(OSIRIS-APEX)라는 새 이름을 얻음과 동시에 새로운 임무를 수행하기 시작했다. 지구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캡슐을 떨어뜨리고 약 20분 후에 엔진을 점화시켜, 지구로부터 점점 멀어져 새로운 목표인 소행성 아포피스를 향해 떠났다. 소행성 아포피스는 한때 지구와의 충돌설이 있었을 정도로 2029년 지구에 매우 근접하는 소행성이며 아포피스 또한 잠재적 위협 천체로 2029년 지구에 접근할 때는 지구의 정지 궤도 위성을 사용하는 고도인 36,000 km 안쪽으로 들어올 수 있을 정도로 가깝게 접근한다. 우리나라도 이렇게 지구에 가까이 접근하는 소행성인 아포피스를 탐사하기 위해 정부와 예비타당성 조사를 했지만, 안타깝게도 좌절이 되어 이번 소행성 탐사 프로그램은 다음으로 미뤄지게 되었다. 원래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은 아포피스 탐사 계획이 없었으나, 우리나라의 소행성 탐사 계획의 좌절로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의 임무를 수정해 아포피스까지 탐사할 계획이다. 이제 대한민국도 세계에서 손꼽히는 우주 강국의 반열에 들어선 만큼, 소행성 탐사와 같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 임무에도 조금씩 투자가 이루어져, 진정한 우주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아태이론물리센터의 <크로스로드>지와의 상호 협약에 따라 크로스로드에 게재되는 원고를 본 칼럼에 게재합니다. 본 원고의 저작권은 아태이론물리센터와 원저작자에게 있습니다.
*‘과학과 미래 그리고 인류’를 목표로 한 <크로스로드>는 과학 특집, 과학 에세이, 과학 유머, 과학 소설, 과학 만화 등 다양한 장르의 과학 글을 통해 미래의 과학적 비전을 보여주고자 아시아 태평양 이론물리센터(Asia Pacific Center for Theoretical Physics)에서 창간한 과학 웹 저널입니다.
http://crossroads.apctp.org/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는 정부의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 지원으로 사회적 가치 제고에 힘쓰고 있습니다.
물리대회물리대회
사이언스타임즈사이언스타임즈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