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2023 노벨물리학상
아토초 과학, 기술 - 극고속 양자 현상의 실시간 조작의 시대로
작성자 : 김동언 ㅣ 등록일 : 2023-11-29 ㅣ 조회수 : 1,763 ㅣ DOI : 10.3938/PhiT.32.034
김동언 교수는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Princeton University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1년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로 부임하여 활동 중이다. 미국 Univ. Cal. at San Diego, 미국 Lawrence Livermore Nat. Lab. 독일 Max Planck Inst. for Quantum Optics 방문 교수로 활동하였고, 나노급 생체 현미경용 물의 창 영역 광원 개발로 2007년 대한민국 발명 특허 대전에서 대통령상(대상)을 수상하였다. 막스플랑크 한국/포스텍 연구소 소장, 막스 플랑크 아토초과학 연구센터장을 역임하였고, 막스플랑크 한국/포스텍 연구소 아초토과학 연구센터 센터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토초 펄스, 단주기 펄스를 활용한 극고속 동역학 연구를 수행해 오고 있다. (kimd@postech.ac.kr)
Attosecond Science and Technology
Dong Eon KIM
The quest for how quantum systems evolve, and eventually, how to induce such quantum systems to behave as desired has been growing during the last two decades in a new paradigm, “Control Age” of the 21st century science. The past two decades have witnessed the remarkable advance in the new metrology for ultrafast electron dynamics, which allows one to control material processes at electron level and study dynamics far away from equilibrium, to which the 2023 Nobel Prize in Physics was awarded. This article reviews recent progress in the generation of isolated attosecond pulses and their applications for characterization and real-time measurement and manipulation of electron dynamics in atoms, and condensed matters, providing the audience with the new insights and perspective that these tools can provide in aspects of both fundamental science and future technology.
들어가며
2023년 노벨 물리학상이 아토초 펄스의 발생 원리 규명과 그 구현에 기여한 과학자에게 주어졌다. 수상자와 함께 연구해온 사람으로서 기쁨과 흥분을 감출 수 없다. 이 글을 통해서 아토초 과학기술의 의미와 그 시대적 배경을 공유하고, 단일 아토초 광 펄스를 어떻게 발생시키고, 측정하는지 그리고 거시세계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양자 현상인 전자 터널링을 실시간으로 어떻게 관측하는지를 설명하고자 한다. 이로써 이 글을 읽는 독자가 전자동역학의 실시간 관측 및 조작이라는 새로운 과학의 패러다임이 열리고 있음을 공감할 수 있기를 바란다.
새로운 과학의 패러다임: 전자 조작의 시대
전자와 빛의 공생 관계는 생명 현상을 비롯한 삼라만상 현상의 기본이 된다. 지구에 생명 현상을 가능하게 하는 태양 에너지를 공급하는 빛은 전자의 미시적인 움직임으로 발생된다. 전자는 이런 빛을 흡수해 생물학적 에너지(광합성)나 주위를 감지할 수 있게 해 주는 생물학적 신호로 전환한다. 원자 사이에서의 움직임을 통해 전자는 빛을 방출하고 생물학적 조직체와 인공 장치 내에서 정보를 전달하고 처리한다. 분자를 생성, 소멸, 변형시키고 생물학적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결과적으로 전자는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에 있어서, 그리고 정보, 산업, 의학 기술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따라서 원자, 분자 내에서 전자와 관련된 양자 현상을 이해하고 조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20세기 초에 양자역학이 확립되며, 평형계의 양자 현상에 대한 이해가 20세기 기초과학 연구의 큰 줄기였다. 이런 연구 결과는 물성에 대한 기본 이해를 증진시키고 응용되어, 컴퓨터로 대변되는 IT (information technology) 개발 및 현재 화두가 되고 있는 양자컴퓨터, 전송, 암호화 연구개발에 이르고 있다.
20여 년 전 21세기를 시작하며, 21세기 과학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하는가에 대해서 활발한 논의가 있었다. 그 대표적인 결과물이 미국 에너지성(Department of Energy, DOE) 보고서이다. DOE 산하 기초 에너지 과학 자문회의(Basic Energy Science Advisory Committee, BESAC)는 여러 분야에서의 공청회 및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21세기 5대 기초 과학 도전 과제를 규명하며 보고서를 발간하였다 (그림 1). 규명된 21세기 5대 도전 과제는
(1) 전자 수준에서 물성 현상 제어
(2) 맞춤형 특성을 지닌 새로운 형태의 물질을 원자 효율적, 에너지 효율적인 설계 및 완벽한 합성
(3) 원자와 전자 등 구성 요소의 복잡한 상관 관계에서 나타나는 물질의 특성 이해 및 제어
(4) 나노스케일에서 에너지와 정보를 습득하여 생명체에 필적하는 능력을 갖춘 신기술 창출
(5) 평형 상태에서 벗어난, 특히 멀리 벗어난 비평형계의 물질의 특성 파악 및 제어
항목 (1)과 (5)는 양자 현상의 동역학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 20세기에 발전한 양자역학은 물질의 원자, 분자, 응집 상태에 대한 이해, 즉, 양자계가 어떻게 조직되고 그 속성과 기능을 나타내는지에 대한 이해를 높여 주었다. 즉, 평형계의 물성이 주로 연구 대상이었다. BESAC 보고서는 21세기에는 양자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양자계를 원하는 대로 동작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제어 시대(control age)”라는 새로운 과학적 패러다임으로 전환을 예견하고 있다. 예를 들어, 비평형 상의 화학 반응 중에 전자를 조작하기 원한다. 이러한 조작을 위해서는 아토초(attosecond, 10‒18초) 시간대에 진행되는 원자 내 전자의 운동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제어하는 새로운 도구가 필요하다고 BESAC 보고서는 역설하고 있다.
이러한 전자동역학 실시간 조작 및 제어에 대한 호기심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사실 1930년대 양자역학이 확립될 때부터 논의되어 왔다. 1960년대 레이저가 개발되면서 실현의 실마리를 찾게 되었다. 1960년에 레이저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나노초보다 더 짧은 순간에 진행되는 현상들을 제대로 관측하지 못했다. 레이저 개발과 더불어 광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더 빠른 현상을 관측할 수 있게 되었다. 1990년대 펨토초 레이저 기술이2) 급격히 발전함에 따라 피코초 또는 수백 펨토초 대에서 일어나는 자연 현상을 관측하게 되었다. 펨토초 레이저를 이용하여 녹는 현상에 대한 실시간 연구가 되기 전까지는 충분한 에너지가 공급되어 원자 간 결합이 깨지면서 녹는 현상이 시작된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그러나 펨토초 레이저를 이용한 실험으로 충분한 에너지가 원자에게 전달되기 전에 원자 결합이 깨지며 녹기 시작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극고속 현상을 직접 관측하면서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한 현상을 보다 새롭게 이해하게 된 것이다.
아토초 시간대에 일어나는 전자 극고속 현상은 수 주기 레이저(few-cycle fs laser) 기술이 개발된 후인 2000년대에 들어서야 비로소 실시간 관측이 가능하게 되었다. 수 주기 광파(few cycle light wave)를 제어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전자에 가하는 힘을 아토초 시간대에서 조작할 수 있게 되어2) 전자를 실시간으로 조작하게 되어 단일 아토초 광을 실현할 수 있게 되었다.
아토초 펄스를 성공적으로 발생시킬 수 있게 됨에 따라 이제 인류는 아토초 시간대 현상을 관측할 수 있는 새로운 눈을 갖게 되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속담처럼 직접 보게 되므로, 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새로운 면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화학 반응은 쉽게 일어나는데, 다른 반응은 왜 그렇지 않은가에 대한 통찰력을 가질 수 있다. 이런 탐구로 인해 우리는 자연을 새로운 차원에서 이해하게 되고, 한 차원 높은 수준에서 자연을 통제하고 조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자연 속에만 존재했던 빛과 전자의 공존이 기술로까지 확장되는 것으로, 결과적으로 아직 가보지 못한 자연의 영역 속으로의 새로운 과학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것이며, 이것이 노벨상이 주어진 의미이다.
어떻게 단일 아토초 광 펄스를 발생시키는가?
아토초 광 펄스 발생은 1990년 급격히 발전된 테라와트급 펨토초 레이저를3) 활용한 기초연구의 결과에서 자연스레 도출되기 시작하였다. 수 테라와트, 수십 펨토초 레이저 펄스를 헬륨, 아르곤 등 불활성 기체에 1014 W/cm2 수준으로 집속하여 탐구하는 과정에서 측정한 극진공 자외선 스펙트럼(extreme ultraviolet spectrum, EUV spectrum)이 심하게 변조되는 것을(그림 2(a)) 발견하게 되고,4) 이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일련의 아토초 펄스가 발생하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다.5) 그 발생 기작은 준 고전적인 모델인 3단계 모델로(그림 2(b)) 설명될 수 있다. 전자는 원자의 쿨롱 포텐셜에 의해서 구속되어 있는데, 강력 레이저장이 걸리면, 그 쿨롱 포텐셜이 왜곡되어 전자는 터널링을 통해서 원자를 빠져나와 자유 전자가 된다. 이 자유 전자는 외부 레이저 전기장의 영향을 받아 가속되고, 감속되고, 방향이 바뀌어, 특정 운동 에너지를 가지고 원래 원자와 충돌하게 된다. 이 충돌과정에서 연속 스펙트럼의 빛이 방출된다(최대 광자 에너지는 전자의 최대 운동 에너지와 이온화 에너지를 합한 수준). 이러한 과정이 레이저 전기장의 매 반주기마다 발생하며(그림 2(c)), 따라서 방사선도 레이저 전기장의 반주기마다 생성된다. 즉, 반주기의 일정한 시간 간격을 갖는 일련의 방사선 펄스가 생성되는 것이다. 이 일련의 방사선은 레이저 전기장에 의해서 동기화되어 있고, 서로 간섭하기 때문에, 상호 작용의 역대칭(inversion symmetry)이 유지되는 경우, 레이저 주파수의 짝수 차 고조파는 파괴적으로 상쇄되지만 홀수 차 고조파는 살아남게 된다. 이로 인해서 고도로 변조된 스펙트럼이 되고 이를 고차 고조파(high-order harmonics)라 부른다. 반주기마다 아토초 시간 폭의 방사선이 발생되는 것이 알려지게 되었다.
따라서 테라와트급 수십 펨토초 레이저를 네온 원자에 집속시키면 아초토 펄스 열(train of attosecond pulses)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단일 아토초 펄스(isolated attosecond pulse)를 발생시키기 위해서는 발생 횟수를 줄여야 하며, 이를 위해서 단일 주기 또는 수 주기 펨토초 펄스를 사용한다(그림 3). 발생되는 아토초 EUV 광의 특성이 레이저 전기장의 위상에 따라 다르므로, 단일 아토초 펄스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레이저 전기장의 위상이 고정되어야 하고(carrier-envelop-phase 안정화), 이 상태에서 발생된 EUV 빛 중에서 파장이 가장 짧은 쪽에 형성되는 연속스펙트럼 부분의 빛만을 선택함으로써(spectral filtering), 안정적인 단일 아토초 EUV 광 펄스를 얻게 된다.6)
단일 아토초 광 펄스를 어떻게 측정할 수 있는가?
지금까지 아토초 펄스를 측정해 본 적이 없으므로, 새로운 측정 방법이 개발되어야 했다. 이 방법은 아토초 줄무늬(attosecond streaking)라고 불리며, 레이저 전기장 하에서 아토초 EUV 광 펄스에 의해서 원자에서 발생하는 광전자를 이용한다. 아토초 줄무늬 방법은 실제 공간이 아닌 전자 운동량 또는 에너지 공간에서 전개된다.
Fig. 4. Attosecond streaking for the measurement of an isolated attosecond pulse. (a) Basic principle. (b) Final electron momentum versus the generation time of the electron pulse. (c) Streaking image – attogram. (d) Measured attosecond streaking image (attogram). (e) Attosecond pulse extracted from the attogram using FROG-CRAB method.7)
그림 4(a)와 같이 레이저 전기장의 중간의 시간 \(\small t_i\)에 생성된 전자를 생각해보자. 레이저 펄스가 지나간 후 이 전자의 최종 운동량 또는 에너지는 얼마일까? 그림 4(a)의 수식대로, 이 전자의 운동량 변화량은 생성 시각 \(\small t_i\) 때의 레이저 전기장의 벡터 전위(vector potential)이다. 발생된 전자가 최종적으로 얻게 되는 운동량은 발생 순간에 따라 달라지며, 따라서 \(\small t_i\)를 변화시키며 광전자 스펙트럼을 수집하면 레이저 전기장의 벡터 전위 정보를 획득하게 된다.
그림 4(b)와 같이 레이저 전기장과 아토초 EUV광 펄스가 동시에 존재한다고 생각해보자. 근처 가스와 상호 작용으로 아토초 펄스는 아토초 전자 펄스를 생성한다. 이 전자 펄스는 결국은 생성 당시 레이저장의 벡터 전위에 해당하는 운동량을 갖게 된다. 이 전자 펄스의 폭은 아토초 EUV 광 펄스의 실제 펄스폭과 관련된 유한한 대역폭을 갖는다. 이제 아토초 EUV 광 펄스를 레이저 전기장에 대해서 움직이는 것을 생각해보자. 매 순간의 전자 펄스의 최종 운동량은 그 순간의 벡터 전위에 해당하는 값을 갖게 된다. 이 전자 에너지를 스위핑 시간에 대해서 그리면 그림 4(c)와 같이 진동하며, 이는 다름 아닌 레이저 필드의 벡터 전위를 나타낸다. 이런 그림을 아토그램(attogram)이라고 한다. 그림 4(d)는 측정된 아토그램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아토그램에 FROG-CRAB (frequecy resolved optical gating-complete reconstruction of attosecond burst)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레이저 전기장과 아토초 광 펄스의 시간적 변화 정보를 올바르게 추출하게 된다(그림 4(e)). 현재 측정된 가장 짧은 아토초 펄스의 폭은 수십 아토초이며, 광자에너지는 90 eV 정도이다.
과학사 최초로 전자 터널링 실시간 관측
이러한 단일 아토초 광펄스를 활용하여 원자, 분자 내 전자의 전이, 쿨롱 벽을 관통하는 전자 터널링, 광전자 이온화 시간 지연, 고체 시료에서의 전자 이동 등을 관찰하였다. 대표적인 양자 현상인 전자 터널링 실험에 대해서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이해를 돕고자 한다.
원자의 쿨롱 전위 장벽을 통과하는 전자 터널링은 거시적인 세계에서는 볼 수 없는 양자역학 세계의 독특한 대표적인 양자 현상이다. 이 현상이 아토초 시간대에 진행되므로, 단일 아토초 광펄스를 이용해서 터널링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데 성공하게 되어, 원자 내 전자동역학 실시간 관측 및 후속적인 조작의 문을 본격적으로 열었다고 할 수 있다.
Fig. 5. Prediction by a quantum mechanical model for electron tunneling under a strong laser electric field.9)
강력한 레이저 전기장 하에서 전자 터널링 이온화에 대한 논의 및 제안은 레이저가 발명된 직후인 1965년부터 시작되었다. 레이저 전기장에 의해 원자의 쿨롱 전위가 왜곡되면 전자가 터널링을 통해 탈출할 수 있다고 제안되었다(그림 5(a)).8) 터널링 확률의 전기장에 지수함수적으로 역비례하여 변하게 되어, 전기장이 센 경우, 레이저 전기장의 반주기보다 매우 짧은 시간 동안만 터널링이 일어나는 것으로 예측되었다(그림 5(b)). 아토초 EUV 광 펄스로 여기 상태의 이온을 생성하고, 이 상태의 전자가 지연된 근적외선 수 주기 강한 레이저 장에 의해서 터널링하여 이온화되는 상황(그림 5(c), 그림 6(a))을 생각하자. 레이저 전기장이 센 순간에 반주기 이하 짧은 시간 동안에 이온화가 일어나므로, 그림 5(d)처럼 단계적으로 진행되어 계단 모양이 나타날 것이 이론적으로 예측되었다. 막스 플랑크 양자 광학 연구소의 크라우츠 교수 그룹은 Ne 가스에 대해서(그림 6(a)), 단일 아토초 EUV 광 펄스를 활용하여 이온화 과정이 계단식으로 진행된다는 것을 실시간으로 관찰하였다(그림 6(b)). 이는 터널링 이온화에 대한 Keldysh 이론에 따른 시뮬레이션 결과(그림 6(c))와 매우 잘 일치하는 것을 볼 수 있다.9)
Fig. 6. (a) Absorbed EUV photons at 90 eV generate singly or doubly-ionized Ne with higher probability for Ne1+ than for Ne2+. The absorption and shake-up process generates a population of the 2p 2nl configuration. A subsequent few-cycle laser field delayed with respect to an attosecond EUV light pulse causes the electrons to be ionized from this shaking state. (b) experimental data of ionization yield (thick red line: average of 5 adjacent data points of 6 scans, thin gray line: same but recorded without near-infrared laser CEP stabilization) (c) Ionization yield based on Keldysh theory for experimental conditions.9)
이는 마치 미국 아폴로 우주선이 달 착륙에 성공하며, 우주 탐험의 새로운 문을 연 것처럼, 인간이 가보지 못했던 양자 현상의 실시간 측정 및 조작의 문을 여는 큰 획을 그은 것이라 하겠다.
맺음말: 어디에 응용이 될 것인가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은?
아토초 EUV 광 펄스가 처음으로 발생된 이후 근 20년 동안 기술적 관점(아토초 계측학)뿐만 아니라 과학적 관점(아토초 과학)에서도 인상적인 발전이 이루어졌으나, 아직 탐구해야 할 현상들이 수없이 많다. 그림 7은 자연에서 일어나는 기본 현상의 시간대를 보여주고 있다. 단일 아토초 EUV 광 펄스로 인하여 수 펨토초, 아토초 시간대에서 일어나는 전자 상호 작용, 내각 전자 전이, 분자 내 전하 이동 등 극고속 현상들이 관측 및 조작의 대상이다. 자연 현상에서 전자와 전자의 상호 작용은 매우 중요한데, 지금까지 전자 상호 작용을 실시간으로 관측한 바가 없다. 펨토초 레이저를 이용한 기존 화학 반응 연구도 아토초 광펄스의 도움으로 새로운 차원의 연구가 가능해진다. 예를 들면 펨토초 기술은 화학 반응이 일어날 때 궤도에 있는 전자의 위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 여기 상태 전자가 화학 반응에 참여하게 되므로, 여기 상태에 있는 전자의 움직임을 탐구함으로써, 왜 어떤 화학 반응은 잘 일어나고, 어떤 화학 반응은 잘 일어나지 않는지 등의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보다 깊은 통찰력을 갖게 될 것이다. 아토화학이라는 분야가 새로이 열리고 있다.
나노 과학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발전한 plasmon과 관련된 분야에도 활용될 수 있다. 나노 구조와 전자의 집단 운동이 상호 어떻게 영향을 주는가에 대한 탐구는 시간 공간 면에서의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광전자 전자 현미경과 아토초 펄스를 결합하면 나노미터 공간 분해능, 아토초 시간 분해능을 가지고 그런 현상을 관측할 수 있다. 이런 종류의 실험은 지금까지 진행된 바 없다.
현재 아토초 EUV 광의 광자 에너지 100 eV 수준이어서, 연구 대상이 제한적이다. 연구 대상의 확장을 위해서는 X선 영역으로 확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아토초 XFEL (X-ray free electron laser) 개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경 X선 영역(~10 keV)에서의 아토초 펄스의 개발이 필요하며, 다양한 이론적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그림 8).10) 이런 펄스는 BESAC 보고서에서 요구하는 아토초 해상도와 원자 해상도를 갖춘 진정한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
예를 들면 구조 및 물성 분석 등으로 과학기술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는 X선 산란 및 회절을 생각해보자. 아는 바와 같이 X선 산란은 전자에 의한 것이다. 그런데 X crystalography에서 X선 회절 패턴 측정을 통해서 구조 분석에 이용되는 것은 원자 주위에 전자가 많이 분포하기 때문에 원자의 위치로 여기고 원자 배열을 추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실상은 전자는 원자와 분자 내에서 아토초 또는 수 펨토초 시간대에서 움직인다. 이런 동역학을 추적할 수 있는 시간 분해능을 가진 아토초 X선 펄스는 전자 움직임을 따라갈 수 있다. 따라서 그림 9에서 보듯이 전자 구름의 시간 변화를 찍는 것이 가능할 것이며, 이는 전자의 양자 운동을 실시간으로 이미징하는 것이다.11) 이는 X선 산란 및 회절 실험의 성배(holy Grail)이며, 이것이 성공적으로 구현되면, 노벨상이 주어질 것이라고 생각된다.
100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더 낫다는 말처럼, 아토초 과학은 이전에 보지 못하던 새로운 것을 보여주며 자연에 대한 인류의 이해의 폭을 넓혀줄 것이다. 이번 노벨상 수여를 통해 그 중요성과 공로가 인정된 만큼, 추가 투자와 노력을 통해서 X선 영역에의 아토초 펄스가 개발되고, 더 넓은 영역에서 전자동역학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혀질 것을 기대한다. 그리하여 전자 수준에서 과정을 제어하고 비평형 상태를 새로운 각도에서 이해하게 되고, 이는 생명의 기본 구성 요소와 그 복합체를 포함하여 모든 문제의 내부 작동 원리에 대한 이해를 크게 향상시킬 것이다. 향후 21세기에는 이러한 발전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측정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정의가 다시 내려져야 할 것이다.
- 각주
- 1)G. R. Fleming and M. A. Ratner, Physics Today, July 2008.
- 2)A. Baltuška et al., Nature 421, 611 (2003).
- 3)D. Strickland and G. Mourou, Opt. Commun. 56, 219 (1985).
- 4)M. Ferray et al., J. Phys. B: At. Mol. Opt. Phys. 21, L31 (1988).
- 5)P. M. Paul et al., Science 292, 1689 (2001).
- 6)M. Hentschel et al., Nature 414, 509 (2001).
- 7)G. Sansone et al., Science 314, 443 (2006).
- 8)L. V. Keldysh, Sov. Phys. JETP 20, 1307 (1965).
- 9)M. Uiberacker et al., Nature 446, 627 (2007).
- 10)C. H. Shim et al., Scientific Reports 8, 7463 (2018).
- 11)F. Krausz and M. Ivanov, Rev. Mod. Phys. 81, 163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