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초평탄 표면을 갖는 금속박막의 수프리머시
초평탄면을 갖는 금속박막 만들기
작성자 : 김수재·천미연·정세영 ㅣ 등록일 : 2020-08-01 ㅣ 조회수 : 7,384 ㅣ DOI : 10.3938/PhiT.29.024
김수재 박사는 부산대학교에서 응집물질물리로 박사학위(2004년) 취득 후 일본 오카야마 대학과 히로시마 대학에서 박사후 과정을 거치고 부산대학 연구교수, 한국원자력연구원 선임연구원을 거쳐 현재 부산대학교 단결정은행연구소 연구원으로 근무 중이며 다양한 초평탄 금속 단결정 박막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sjakim@pusan.ac.kr)
천미연 박사는 2006년 미국 뉴욕주립대(University at Buffalo) 물리학과에서 자성반도체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고 West Virginia University에서 연구원을 지냈다. 현재 부산대학교 단결정 은행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있으며 금속, 금속 산화물 박막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mycheon@pusan.ac.kr)
정세영 교수는 1990년 독일 쾰른(Köln)대학교 결정학과에서 결정물리학 실험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소에서 선임연구원을 지냈고 2002년까지 부산대학교 물리학과에서 현재 부산대학교 나노과학기술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면서 자성반도체, 유전체 등 물질의 결정물리학적 특성을 연구해왔으며 최근 금속 박막을 단결정으로 성장하여 다양한 물성을 연구하고 있다.(syjeong@pusan.ac.kr)
Making Metallic Thin Films Atomically Flat
Su Jae KIM, Miyeon CHEON and Se-Young JEONG
Can we control the flatness of the surface of a thin film down to the level of individual atoms? Can we further make such an ultraflat surface on a wafer scale? For such purposes, the current deposition methods, including molecular beam epitaxy (MBE), atomic layer deposition (ALD) and conventional sputtering methods, are still not adequate. In this article, we introduce a novel thin film deposition technique developed by modifying a simple sputtering method to make atomically flat metallic surfaces and a new way to investigate the structural details of thin films grown at the atomic level. For thin film, heteroepitaxial growth of a crystalline film on a different crystalline substrate is usual, and the lattice mismatch between the crystalline film and the substrate occurring in heteroepitaxy produces many misfits at the interface, which create various defects, including dislocations and grain boundaries that eventually lead to a rough surface and the deterioration of the overall quality of the crystal. The metamorphic growth method utilizing the extended atomic distance mismatch (EADM) helps to achieve successful growth of thin films in spite of a large lattice mismatch by calculating the match for a relatively long period in advance. Having an ultraflat surface for thin films made of metals such as copper has many advantages. Several advantages and possible applications of metal thin films with ultraflat surfaces are introduced.
들어가는 말
박막 결정이 초평탄면을 갖도록 하면 무엇이 좋은가? 결정물리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결정의 표면을 원자 한 층 거칠기의 수준으로 편평하게 성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왔다. 대부분의 결정 소재를 연구대상으로 삼는 연구자들은 결정들을 성장하고 가공한 경험들을 통해서 결정 자체의 표면은 특별히 다루지 않는 한 다양한 결함을 피할 수 없고 인간이 기술로 덩어리 결정을 잘라 가공하는 정밀도에는 한계가 있음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정말 우수한 결정 표면을 원한다면 결정이 그렇게 자라도록 환경을 만들어 줄 수밖에 없다. 반도체 소자 기술이 고도화되었다는 것은 배선 폭이 좁아졌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물리적 기상증착법(Physics vapor deposition, PVD)이나 화학적 기상증착법 (chemical vapor deposition, CVD) 으로 해 오던 공정은 고도의 미세한 두께 조정이 필요한 나노공정을 감당하지 못하고 원자층 증착법(atomic layer deposition, ALD) 분자선 에피탁시 (molecular Beam epitaxy, MBE), Pulsed laser deposition PLD 등에 자리를 내어주었다. 이렇게 여러 PVD 기술들이 박막을 원자 한 층, 한 층 쌓아가는 기술로 많은 발전을 거듭해 왔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대면적 초평탄면을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원자스퍼터링성장법은 일종의 콜럼버스의 달걀과 같다. 콜럼버스의 달걀은 누구나 생각만 하면 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생각이 미치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박막 연구를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누가 스퍼터로 단결정박막을 키우느냐?”는 선입견이 너무 강해서 아무도 스퍼터로 고품위 박막을 성장할 엄두를 내지 못했었다. 하지만 의외의 생각에서 MBE를 능가하는 장비로 개조될 수 있다. 본 특집에서는 이 원자스퍼터링성장법에 대해 소개하고 어떻게 하면 원자 한 층까지 편평한 박막이 성장할 수 있는지와 이러한 박막은 일반 박막과 어떤 점에서 다른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많은 노력과 경비를 들여 초평탄 표면을 갖는 구리 단결정박막을 구현하였는데 일반 다결정 구리와 전혀 다르지 않다면 아무도 구리 박막을 초평탄면으로 만들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구리 박막이 초평탄면이 됨으로써 산화가 되지 않는다면 그 가치는 매우 높아질 수 있다. 구리의 저항은 금보다 훨씬 낮고 그 자체의 색도 아름답지만 산화되어 그 표면이 변하기 때문에 우리는 구리를 싼 금속으로 인식하고 있다.
박막을 초평탄면으로 성장하기 위하여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요소는 첫째 원자를 하나하나 쌓아가는 기술이고 둘째는 박막의 기판과 박막 물질의 격자 불일치를 해결하는 것이다. 모든 박막 장비들이 원자 하나하나 쌓아서 박막을 증착하는 것으로 그 메카니즘을 설명하지만 실제 많은 박막 장비에서의 증착과정은 원자 하나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로 뭉쳐진 원자 무리가 쌓이게 되고 기판 위에 임의의 방향으로 핵형성하게 된다. 임의의 방향으로 핵형성된 아일랜드(island) 들이 합쳐지고 박막으로 성장하게 되면서 그 박막은 자연히 그래인 바운다리(grain boundary, GB)를 형성하고 결국 다결정(polycrystalline)으로 성장하게 된다. 원자스퍼터링성장법은 이러한 부분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였다.
둘째는 박막의 기판과 박막 물질의 격자 불일치를 해결하는 방법이다. 헤테로에피탁시에서 기판과 박막물질의 격자상수 불일치가 크지만 장주기에서의 격자 일치도가 아주 잘 맞는 조건을 확보해서 증착을 하는 것을 메타모르픽 에피탁시(metamorphic epitaxy)라 하고 이 방법은 의외로 격자 불일치로 인해 생기는 전위 (misfit dislocation) 없이 박막을 단결정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번 물리학과 첨단기술 특집에서는 논문이나 웹사이트에서 공개하지 않는 노하우에 해당하는 박막 성장기술을 물리학자들과 공유하고 일반 박막으로는 구현할 수 없지만 박막이 초박막 및 초평탄면이 됨으로써 실현 가능한 여러 가지 새로운 물성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원자스퍼터링성장법
스퍼터링 장비에서 사용하는 타겟 물질은 일반적으로 세라믹이거나 폴리 결정이다. 박막 증착을 위해 타겟을 구입할 때 아마 대부분 그 타겟물질의 결정성에 대해 크게 궁금해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박막을 (111)면으로 성장하고자 할 때 타겟 물질이 (111)면으로 된 단결정이1) 2) 더 좋다고 하면 박막성장 경험이 많은 사람들은 대부분 믿기 힘들다고 한다. 어차피 타겟에서 떨어진 입자들이 플라즈마 기체가 되는데 타겟방향이나 결정질이 무슨 영향을 주느냐는 의문인 것이다. 그러나 원자스퍼터링성장법에서는 그렇다. 간단히 생각해 보면 다결정타겟에서 원자를 떼어내려고 할 때 편평한 표면에서 원자를 떼내는 에너지가 GB 근처의 원자에 비해 더 높다. 그래서 평면에서 원자를 떼어내는 데 해당하는 에너지를 주면 GB 근처에 있는 원자들은 여럿이 한번에 떨어져 나와 완전히 플라즈마 기체로 전환되지 않게 되고 이 상태로 기판 위로 가서 핵형성하기 때문에 기판 위의 박막의 방향이 하나로 정렬되지 못하여 결정성이 나빠지게 된다. 타겟을 단결정으로 바꾸어 측정을 해보면 그 차이점을 잘 알 수 있다.
(그림 1)은 사진, 현미경 사진 및 AFM 결과를 폴리결정타겟 (a, c, e)과 단결정타겟 (b, d, f)을 사용한 경우에 대해 각각 보여준다. 이 결과는 스퍼터링 과정에서 폴리결정타겟 표면의 입자들이 얼마나 큰 덩어리로 불규칙하게 떨어져 나오게 되는지를 직접적으로 증명한다. 폴리결정타겟과 단결정타겟의 표면 거칠기는 100배 이상 차이가 나며 폴리결정타겟이 오돌토돌한 표면을 갖는 반면 단결정타겟의 표면은 반짝일 정도로 편평하다. 그러나 타겟을 바꾸는 것 만으로 단결정을 그것도 초평탄면을 갖는 단결정 박막을 성장할 수는 없다. 원자 하나하나 쌓아가는 박막성장을 위해서는 타겟 외에도 몇 가지 중요한 개선이 필요하다. 우선 시스템의 다른 부분을 개선하기 전에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수정 사항이 있다. 필자는 국내외를 포함해서 박막 연구를 하는 다른 연구실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데 그 때마다 놀라는 것이 꽤 고급 스퍼터 장비임에도 진공 펌프가 본체에 붙어있다는 것이다. 터보펌프는 챔버에 직결되어 있어서 어쩔 수 없지만 프리펌핑 (prepumping)을 위한 로타리펌프가 챔버와 함께 본체에 부착 설계되어 있다는 것은 상당히 의외이다. 아마도 공급업체 입장에서는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기 좋게 납품을 하고 싶을 것이고 펌프 진동 정도가 성장한 박막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듯하다. 그러나 원자층 수준의 박막을 성장하려면 주변으로부터 오는 대부분의 진동을 차단해야 하고 특히 펌프의 노이즈는 박막의 성장에 치명적이다. 그렇다고 그 무거운 스퍼터 장비에 광학테이블용 진동방지 시스템을 적용할 수도 없다. 그래서 저비용으로 간단히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이 스파이크와 슈즈 시스템이다.(그림 2) 일반적으로 오디오 매니아들이 스피커와 앰프 아래에 설치하는 것인데 일종의 역학적 다이오드라고 할 수 있다.
이게 실제로 도움이 될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경험해 보고 나면 가격 대비 성능에 깜짝 놀랄 것이다. 특히 로타리 펌프는 별도로 분리해서 별도의 노이즈 방지 시스템을 달아주는 것이 꼭 필요하다. 다른 연구실을 방문했다가 노이즈 감쇄 시스템을 추천해서 의외로 긍정적 효과를 얻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세 번째 단계는 조금 더 정밀한 조절과 관련이 있다. 타겟을 단결정으로 사용하고 가능한 역학적 노이즈를 대부분 제거하였음에도 완벽에 가까운 평탄 표면을 얻기는 쉽지 않다. 원자스퍼터링성장법에서는 타겟뿐 아니라 장비의 내외부 도체를 단결정으로 교체하여 사용하였다. 사실 이 부분은 실험적으로 직접 증명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원자 한 층 거칠기 수준의 표면을 갖기를 원한다면 필요한 부분이다. 간접적으로 반도체 물질의 전자농도 및 이동도의 측정 시에 단결정 부품을 사용함으로써 측정의 정확도를 10배 이상 개선한 연구결과가 있다.3)
(그림 3) 에서와 같이 Hall 측정을 위해 측정 키트에 있는 모든 도체 부품들을 단결정 부품으로 교체하였다. 단결정 부품은 쵸크랄스키 법으로 성장한 구리 단결정 잉곳을 방전가공 방식으로 가공하여 제작하였다. 뿐만 아니라 신호를 전달하기 위한 전선도 단결정으로 된 전선을 사용하였다.
(그림 4) 는 단결정 벌크로부터 얻어진 웨이퍼 형태 (a)와 나선형으로 가공된 전선(b)의 사진을 보여준다. 이렇게 가공된 전선은 웨이퍼의 두께에 따라 전선의 굵기를 조절할 수 있고 직선으로 펼친 다음 약간의 표면 가공을 거쳐 실제 전선으로 활용이 가능하며, 금속이기 때문에 펼치는 과정에서 결정성이 나빠지는 현상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또 하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가공된 부품과 전선 등을 연결함에 있어서 납을 사용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납은 저항 자체도 높지만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녹아 상온에서 급히 굳어 버리기 때문에 아무리 단결정 부품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납이 개입이 되면 그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단결정부품으로 홀측정 키트를 제작하여 얻어진 실험결과는 기대 이상으로 크게 나타났고 특히 전하수송밀도가 낮을수록 일반 키트와 큰 차이를 보였다. 이 결과에 대해서는 이전의 논문에 자세히 기술하였으므로 참고하기 바란다.3)
단결정으로 장비의 내부 배선을 바꾸어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은 단지 스퍼터링 장비에 국한되지는 않는다. 이전에 E-beam lithography system이 SEM과 연계되어 관측하면서 물질 내에 패턴을 하는 연구 그룹과 공동연구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라운드 전선을 단결정으로 교체한 것만으로 정밀도를 ~100 nm 급에서 ~40 nm 수준으로 개선했던 경험이 있다. 이는 일반 도체로 된 전선 내부에 엄청나게 많이 존재하는 GB가 없어진 효과이며 일반적인 거시적 실험에서는 이러한 GB의 영향이 잘 보이지 않지만 매우 정교한 측정을 하고자 하면 GB들의 존재가 아주 정밀한 측정을 방해하는 변수로 작용하게 된다. 원자스퍼터링성장법을 적용한 스퍼터를 사용하여 얻어진 단결정 박막은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결정학적 방향성을 갖고 자란다.
(그림 5) 는 원자스퍼터링성장법으로 성장된 박막의 사진과 x-ray diffraction (XRD) 측정결과, electron backscatter diffraction (EBSD) map, pole figure (PF) 및 inverse pole figure (IPF) image를 보여준다. XRD 측정 결과 0.43 mm의 두께를 갖는 단결정 사파이어 기판보다 100 nm 두께인 구리 박막에서 10배 정도 더 큰 세기의 봉우리가 관측됨을 알 수 있으며 여러 곳에서의 동일한 XRD 결과는 2 인치 크기의 박막 전체가 고르게 단결정으로 잘 성장되었음을 보여준다. 특히 얇은 박막의 (111) 봉우리에 대한 반치폭 (full width half maximum, FWHM)이 두꺼운 기판보다 더 작다는 것은 그 결정성의 정도를 잘 대변한다. c)의 EBSD map 은 성장된 구리 박막이 (111)방향으로 잘 성장하였음을 보여준다. 짙은 파란색으로 관측되는 것은 정확히 결정학적으로 (111) 면에 해당함을 설명하는 결과이며 파란 색종이를 오려 둔 것과 같을 정도로 단 하나의 다른 색도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 pole figure (PF) (d)가 정확히 육방 회전축 대칭을 보이는 것이나 inverse pole figure (IPF)에서 점들이 모두 (111)의 위치에 형성된 것은 박막전체가 한 방향을 향해 잘 정렬됨을 한번 더 확인해 주고 있다. 여기서 PF 이미지가 입방 구조의 (111)에 대해 삼방 회전축이 아니라 육박 회전축 대칭을 만족하는 것은 쌍정 구조 때문인데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관련 문헌을 참고하기 바란다.2)
결정학적으로 잘 배열이 되었고 단결정으로 잘 자랐다고 해서 표면까지 완벽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논문에서 EBSD map 결과만을 제시하여 단결정임을 주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EBSD는 표면의 미세한 거칠기까지 대변하지는 않는다. 좀 더 정확한 표면 상태나 미시적 구조를 알기 위해 SEM, AFM 등으로 표면에 대한 추가적 관측 결과를 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림 6) 의 100 nm scale (× 300,000) 로 본 SEM 이미지(a)에서는 일반 박막 물질에서 관측되는 GB와 같은 흔적이 전혀 관측되지 않는다. 더 크게 확대를 해서 관측을 해도 결과는 똑 같다. AFM 결과(b)는 두께 방향으로 표면을 조사한 결과이며 거칠기 평균값 (RMS 거칠기)은 0.3 nm 정도에 해당한다. 구리 결정의 (111) 방향으로의 원자 한 층 두께가 0.21 nm인 것을 감안하면 거의 원자 한 층 거칠기로 박막이 성장하였음을 알 수 있다. (c)와 (d)는 일반 스퍼터 장비로 증착한 다결정 박막의 SEM과 AFM 결과이며 일반적으로 우리가 봐오던 보통 박막의 이미지이다. 단결정에 대한 이미지들(그림 6 a-b)과의 비교를 위해 첨부하였다.
(그림 7) 은 성장된 박막의 표면을 좀 더 정확히 원자 레벨로 관측하기 위하여 고분해능 투과전자현미경(High-resolution 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y, HRTEM)으로 관측한 것이다. 여러 위치에서 측정된 HRTEM 관측결과 대부분의 영역은 평평하고(ultraflat) 가끔씩 원자 한 층의 계단 형태로 자란 표면 이미지를 보여준다. 결정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한 층 한 층의 계단을 채우며 자랄 수밖에 없는 성장 과정상의 특성을 감안하면 결정 표면이 이보다 더 편평할 수는 없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완벽에 가까운 표면이 스퍼터링에 의해 성장된 박막에서 관측되었다는 것은 사실 믿기 힘든 일이다. 최첨단의 기술을 동원한 여러 PVD 방법에서 이처럼 대면적 초평탄면이 되지 않는 이유는 첨단 기술에 집중하여 아주 사소한 기초를 간과한 결과가 아닌가 생각된다.
확장원자간격불일치법 (extended atomic distance mismatch, EADM)
박막을 성장하는 것은 이종에피탁시를 가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쵸크랄스키 성장법과 같은 벌크 성장은 종자결정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새로이 성장된 단결정에서 질이 더 좋은 종자결정을 채취하는 방식으로 전체 결정의 질 또한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박막 성장은 기판 위에서 한번에 성장이 되고 종자 결정이 별도로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판재료가 종자결정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2인치 정도되는 웨이퍼 상에서 임의로 앉는 원자가 전체적으로 같은 방향을 가지면서 정렬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실제로 성장된 박막들을 보면 대체로 그래인의 크기가 수십 nm에서 수 μm 정도 되기 때문에 2인치 웨이퍼 내에는 108-1012 개 정도의 핵형성이 이루어지고 이 방향을 따라 그래인들이 성장함을 알 수 있다. 특히 이종에피탁시에서는 기판과 다른 물질을 박막으로 성장하기 때문에 기판 물질과 박막 간의 격자 불일치(lattice mismatch)의 해결은 응집물질물리학과 재료공학자 등 관련 연구 분야 전문가들에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숙제이다. 이러한 격자 불일치를 근본적으로 없앨 수는 없지만 격자불일치에도 불구하고 특정조건을 잘 선택하면 동종에피탁시와 거의 같은 수준의 박막을 성장할 수 있다.
Extended atomic distance mismatch(EADM)을 활용하면 격자상수 자체의 불일치는 크지만 장주기에서 격자 일치도가 아주 높은 조건을 찾아서 단결정 박막의 성장이 가능하게 할 수 있다.4) 5) 6) 7) 구리의 경우 격자 불일치가 6.9% 정도로 꽤 크다. 그러나 Al2O3 [1 ̅10] 방향과 구리 [1 ̅10] 방향으로 Al 원자 14개의 간격과 구리 원자 13개의 간격은 0.1%이하의 불일치도를 가질 정도로 잘 맞는다. “어떤 물질이라도 주기를 무한정 확대하면 잘 맞는 장주기 격자는 반드시 있지 않느냐?” 는 질문을 할 수 있다. 논문에 정확히 어느 선까지 EADM 조건이 성립하는 지 보고되어 있지는 않지만 20 주기를 넘으면 단결정으로 성장이 잘 되지 않는다. 이렇게 장주기를 고려하여 이종에피탁시 임에도 단결정으로 성장하는 방법을 메타모르픽 에피탁시8) 라고도 한다.
메티모르픽 에피탁시에서는 기판과 박막물질의 경계에서 격자 불일치로 인해 생기는 전위(misfit dislocation) 없이 바로 박막 물질의 격자상수를 가지고 성장한다. 흔히 경계면 근처에서는 구조가 제대로 형성이 되지 않아 불완전한 구조를 갖는 층이 4-5 nm 두께로 형성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한 불완전한 구조층 없이 기판에서 단결정 박막 구조로 바로 넘어가기 때문에 이를 돌연경계(abrupt interface)라고 한다. (그림 8)
이러한 메타모르픽 에피탁시는 다른 물질에서도 적용이 가능하다. 다만 물질의 증착이 원자 하나하나 쌓여가는 수준으로 진행이 된다는 가정하에 이러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초평탄 표면의 우월성 (Supremacy)
한 물질의 표면을 완벽하게 평탄한 면에 가깝게 만들었다는 것은 새로운 물질을 하나 개발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태까지 우리가 연구해온 물질들의 표면은 상당히 거칠고 불순물과 원자결함이 많이 있는 물질들이기 때문에 완벽에 가까운 물질이 어떤 특성을 보이는지 경험해 본 적이 없다. 실제로 완벽에 가까운 단결정은 기존의 물성과 많이 다르기도 하고 가끔은 새로운 물성을 보이기도 한다. 초평탄 박막에서 나타나는 모든 특이한 현상을 여기서 자세히 다룰 수는 없지만 금속 박막이 초평탄면을 가짐으로써 나타나는 특이한 성질들을 아래에 간략히 소개하였다.
1. 표면 산화저항성: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구리표면에 산화막이 있다고 믿어왔다. 필자도 오랫동안 그렇게 믿어왔기 때문에 표면에 산화막이 없는 표면을 관측하였을 때 믿지 않았다. 실제 구리의 표면은 전체가 다 산소들에 의해 덮여 있다. O2분자는 안정한 분자이지만 구리 표면에 닿으면 아주 작은 에너지에 의해 O2-로 분해되어 표면에 머문다. 산소가 덮고 있다는 것과 산화막이 있다는 것은 다르다. 표면에 산소가 많이 있으면 산화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초평탄 표면에서는 산화가 일어나기 어렵다. 즉 완벽에 가까운 금속 표면에서 산소가 금속 내부로 들어가는데 큰 장벽이 있다는 뜻이다. 반면에 표면이 여러 층의 계단 구조로 이루어져 있을 경우는 산소가 장벽 없이 구리 내부로 침투할 수 있다. 구리에서는 GB에서 그리고 거친 표면에서 주로 산화가 이루어진다는 것은 알려져 있었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조건하에서 산화가 일어나지 않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았다.
2. 산화의 자유자제 제어: 구리의 표면이 아주 편평하게 되면 산화 특성이 완전히 달라진다. 그런 만큼 인위적으로 구리를 산화시킬 경우 그 특성도 크게 다르게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산화는 비텐서적 양으로 생각되어 제어되지 않는 물리량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초평탄 구리 박막을 인위적으로 산화시키면 텐서량처럼 산화층이 제어되어 2-3 nm의 정밀도를 갖고 산화층을 제어할 수 있다. 이렇게 두께가 잘 조절된 구리 표면의 산화층은 산화층의 두께에 따라 다른 색을 구현함으로써 총천연색을 가질 수 있다. (아래 “초평탄 Cu 박막으로부터의 Cu2O 성장” 참조)
3. 인가 전류 밀도: 일반적으로 구리 박막을 패턴하여 수십 mA의 전류를 흘리면 얼마 지나지 않아 단락이 발생한다. 당장 단락이 생기지 않은 경우라 하더라도 다음날 보면 금속의 색이 변해 있고 저항이 매우 높게 나타난다. 그것은 패턴된 부분 중에 결정성이 취약한 부분에서 산화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다결정 구리에서는 전류가 흐를 때 전자들이 GB에 충동하면서 이 부분에서 산화가 이루어지게 되어 전도 통로가 차단되게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단결정 패턴을 사용하면 전류를 10배 이상 흘려도 단락이 발생하지 않고 며칠이 지나도 산화의 흔적이 없다. 수 nm 두께의 박막을 단결정으로 성장하면 2D에 가까운 물성을 연구할 수 있다. 현재까지 구리를 가지고 bulk 물성에 가깝게 구현이 된 것은 약 100 nm까지이지만 단결정이 되면 10 nm 까지는 완벽한 단결정으로 성장이 가능하고 10 nm 아래에서는 두 가지의 다른 성장 메커니즘을 갖는 영역으로 나뉘게 된다. 특히 아주 얇은 박막에서의 초평탄 단결정의 저항값은 같은 두께의 다결정 박막보다 만 분의 1 정도로 작다. 단결정 박막을 1D로 가공하면 특정 방향으로 전자의 이동거리를 제한하여 1D로만 진행할 때의 여러 물리적 특성을 이해할 수 있다.
4. 비선형 홀효과, 산란율 및 전자 이동도: 단결정 구리 박막에서는 비선형 홀효과가 관측된다. 강자성 물질에서는 비정상 홀효과(anomalous Hall effect)가 나타나지만 이는 강자성 물질이 갖는 자성이 홀효과에 추가적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비선형적 거동이 금속에서 관측되는 것은 매우 특이하며 현재 그러한 특성의 원천이 무엇인지 연구를 진행 중이다. 뿐만 아니라 구리 단결정 박막을 사용하여 메쉬 구조를 만들면 테라헤르쯔 (terahertz) 측정에서 산란율 (scattering rate)이 급격히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패턴하기 전의 단결정박막보다도 월등히 작고 다결정 박막으로 만든 메쉬보다도 훨씬 작다. 산란율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전자의 이동도가 증가하였다는 것과 같아서 이러한 특성에도 매우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5. 항균 특성: 요즘 아파트나 공공 건물의 엘리베이터를 타보면 층 버턴에 비닐로 덮어 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표면에는 항균필름 Cu (구리순도 99.9%)라고 적혀 있다. 일반 시민들은 아무 생각 없이 항균필름이므로 좀 더 코로나에서부터 우리를 지켜주겠지라는 생각으로 사용할 것이다. 하지만 응집물리를 연구하는 물리학자라면 이 항균필름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 지, 특히 얼마나 효과가 지속될지를 의심해 보지 않았을까 싶다. 구리 박막에서 박테리아가 잘 배양되지 않는 것은 알려져 있고 바이러스는 박테리아에 기생하기 때문에 박테리아를 죽이는 것은 코로나 제거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역적 생각으로 이어진다. 박테리아가 구리에서 죽는 것은 구리 때문이 아니라 구리 표면이 가지고 있는 산소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과연 구리 표면은 계속적으로 산소로 박테리아를 공격할 수 있을까? 구리 표면이 산화되면 어떻게 될까? 그래서 초평탄 단결정 시료와 구리를 완전히 산화시켜 만든 Cu2O 산화막, 그리고 일반 다결정 구리 필름 등을 비교해 보면 항균의 원천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실험에서 얻어진 결과는 단결정 구리필름에서만 장기간 항균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일반구리는 그 효과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특히 산화된 Cu2O 표면으로 된 필름에서는 항균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조금 더 연구가 진행되면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직접적 영향이 있는 지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6. 단백질 (protein) 흡착도: 의료 기기 중에서 인체 내에 삽입하는 관 등은 관내부에 단백질 물질 등이 흡착이 되면 통로가 막히게 되어 사람의 생명을 위험하게 할 수도 있다. 그래서 단백질이 잘 흡착되지 않는 금속 표면은 생물학자들에게도 중요한 연구 주제이다. 은으로 만든 단결정 박막은 높은 반사도 때문에 광학적으로도 매우 많은 관심을 끌고 있지만 초평탄면이 갖는 특성 때문에 매우 낮은 단백질 흡착도를 보여준다. 이는 높은 소수성 (hydrophobicity)과도 관련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앞으로 폴리머 등 유연한 필름상에서의 초평탄 금속 성장이 가능해지면 그 응용성이 더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7. 검은 구리: 초평탄면의 반대는 매우 거친 면일 것이다. 보통 거친 면을 편평하게 만들려는 시도를 많이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일부러 표면을 거칠게 만들 필요가 있다. 그러나 매우 거친면과 초평탄면은 종이 한 장 차이이다. 보통 성장한 구리 박막이 검게 성장이 되면 산화되어 CuO층이 표면에 형성되었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산화에 의한 것이 아니라 Cu(111)의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검은 구리 박막을 만들 수 있다. 표면을 기하학적으로 거칠게 성장하여 빛을 가두는 나노 공동 (nano cavity)을 만드는 것이다. 매우 거친 구리 표면에 빛이 도달하면 구조 내에 갇혀서 나가지 못한다. VANTA 블랙은 수직으로 정렬된 나노튜브 배열을 활용하여 99.9% 이상의 빛을 가두는 구조인데 망원경 내부에 칠하면 난반사를 막을 수 있고 과학적 응용과 더불어 예술에도 많이 적용이 되고 있다. 그에 반해 검은 구리는 Cu(111)으로 된 도체이어서 XRD에서 완벽하게 한 결정 방향으로 정렬되어 있다. 높은 흡수도, 높은 전기전도도와 높은 소수성을 동시에 활용해야 한다면 검은 구리가 딱 적임이다.
8. 투명 전극 ITO 대체: 단결정 구리 박막은 화학 에칭에 매우 강하다. 그래서 에칭을 하여 원하는 형태의 구조로 만드는데 매우 적합하다. 벌집 모양의 메쉬 구조를 만들면 투명전극용으로 활용하면서 나노히터로도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현미경으로 bio 물질을 관측할 시에 기판 자체를 투명한 전극으로 만들어 김 서림을 방지하고 미세하게 온도를 조절하면서 관측이 가능하다. (그림 9)는 단결정 구리 박막을 에칭하여 만든 메쉬 구조인데 면저항은 1 Ω/□ 이하이고 투과도는 90%보다 높으며 특별한 주파수 특성이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ITO를 대체하여 투명전극으로 활용할 수 있는 좋은 대체 재료이다.
초평탄 Cu 박막으로부터의 Cu2O 성장
1. 저온 열처리에 의한 균일한 산화: 초평탄 단결정 구리 박막은 금속 박막 자체로도 여러 분야에서 이용되지만 Cu 산화물 또한 트랜지스터, 태양광, 광촉매, 비선형 광학, 가스 센서 등으로 다양하게 이용된다.9) 10) 11) 12) (그림 10) 은 Cu (111)면으로 성장된 박막과 Cu2O (111)으로 성장된 박막의 모델을 보여준다.
Cu 산화물은 초평탄 구리 박막의 열처리를 통하여 쉽게 만들어질 수 있으며 열처리 방법에 따라 다양한 상태의 표면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특히, 비교적 낮은 온도의 공기 분위기에서 열처리를 진행하면 상당히 평탄하고 특정 방향으로 잘 정렬되어 있으면서도 산화 깊이를 제어할 수 있다. 박막에서 구리의 산화는 주로 GB를 통해서 침투한 산소와 구리가 반응하여 진행되기 때문에 산화하는 깊이가 제어되지 않고 무작위로 산화가 진행된다.13) 14) 반면에 초평탄 박막의 경우 GB가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표면에서부터 균일하게 산화가 진행된다. (그림 11) 은 다결정 박막에서 GB를 따라 진행되는 산화와 초평탄 단결정 박막에서 진행되는 산화 형태에 대한 모델을 보여준다.
다결정 박막의 경우 열처리가 끝난 후에도 지속적으로 산화가 진행되어 결국은 시료 전체에 산화가 무작위로 진행된다. 반면에 초평탄 단결정 시료는 1차 산화가 진행된 후에 상온에서는 더 이상 산화가 진행되지 않으며 산화막의 두께에 대응하는 파장대의 깨끗한 컬러를 구현한다. (그림 12) 는 다결정 박막의 산화 후 표면색과 초평탄 단결정 박막의 산화 후 표면색을 보여준다. 다결정의 경우에는 산화막의 두께가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깨끗한 색을 보여주지 못하지만 초평탄 단결정 박막의 경우 산화 깊이가 일정하게 조절되기 때문에 표면의 색이 매우 깨끗함을 볼 수 있다.
초평탄 단결정 구리 (111) 박막으로부터 산화된 Cu2O의 장점은 단결정 구리와 동일한 (111)면 방향으로 잘 정렬된 구조를 나타낸다는 점이다. (111) 방향으로 잘 정렬된 Cu2O는 거의 단결정에 가까워서 온전한 Cu2O의 물성을 연구하는데 적격이다.
2. 고온열처리로 얻은 고품질 Cu2O (111) 박막: 원자스퍼터링성장법으로 증착한 단결정 구리 (111) 박막을 700°C 이상의 고온에서 아르곤 분위기 하에서 열처리하는 경우에도 고품질 Cu2O 박막을 얻을 수 있다.15)
(그림 13) 은 열처리하기 전의 구리 박막과 800°C에서 10~300초 동안 열처리한 박막의 XRD 결과들이다. 열처리 전 구리 박막은 사파이어 기판의 회절 봉우리와 구리 회절 봉우리만 나타나지만 800°C에서 열처리를 한 경우, 열처리 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구리가 사라지고 Cu2O 구조로 변해감을 알 수 있다. 300초 동안 열처리를 하면 모든 구리 박막이 Cu2O로 바뀌게 되며 Cu2O (111) 회절 봉우리가 기판인 사파이어의 봉우리보다 더 커져서 결정성이 우수한 Cu2O (111) 박막이 얻어졌음을 알 수 있다.
고온에서의 산화 후 결정표면은 매우 재미있는 형태를 갖는다. (그림 14) 800°C에서 열처리된 구리 박막은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결정 그래인이 커지고 그래인의 표면이 아주 편평하게 형성이 된다. 다만 산화 과정에서 구리 원자 재배열에 의한 것으로 추측되는 수 백 나노미터 크기의 구멍들이 형성되어 완전한 단결정면이라고 할 수는 없다. 300 초 열처리한 시료에서는 그레인 경계에 계단 구조 (terrace)와 결정 고유의 면들도 관찰이 된다
고온 열처리를 통해 얻어진 Cu2O 박막은 알려진 단결정 Cu2O의 광학적 특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한 예로 흡광계수 측정 (그림 15 (a)) 결과 2.5 eV 이상의 에너지영역에서 3 x 105 cm−1 이상의 높은 흡광계수를 가지며 2.5 eV~2.7 eV 사이의 에너지에서 청색 (blue) 에너지 간격에서와 남색 에너지 간격에서의 전이에 의한 봉우리가 나타난다. 여기서 얻어진 청색 에너지 간격과 남색 에너지 간격은 각각 2.55 eV와 2.66 eV 이며 이 값들은 덩어리 결정의 저온 측정 결과로부터 유추한 상온 값과 잘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상온에서 측정한 포토루미네선스(photoluminescence, PL) 결과에서 Cu2O 속의 결함인 구리 빈자리 (VCu)와 1가 산소 빈자리 (VO+), 2가 산소 빈자리 (VO++)에 의한 발광은 보이지 않았으며 엑시톤에 의한 발광만 관측되었다 (그림 15 (b)). 그림 15 (b)의 삽입 그래프에서 엑시톤에 의한 발광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중요 봉우리와 더 높은 에너지에서의 작은 봉우리는 각각 노란 (yellow) 엑시톤과 초록 (green) 엑시톤의 Γ12- 포논에 의한 Stokes와 anti-Stokes 봉우리들이다. 이 결과들로부터 단결정 Cu(111) 박막을 사용하여 덩어리 결정의 특성을 그대로 가지는 거의 결함 없는 Cu2O(111) 박막을 성장할 수 있음을 보였다.
제일 산화구리인 Cu2O는 2.17 eV~ 2.62 eV의 에너지 간격을 가지는 p형 반도체로 최고의 원자가 전자대 (valence band) 보다 0.4 eV 높은 받개 준위 (acceptor level)를 가지고 있고 Cu2O의 이중 에너지 밴드갭 구조는 엑시톤이 오래 지속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Cu2O는 기본적인 엑시톤 물리를 연구하기에 이상적인 물질이다.16) 17) 또한, Cu2O는 허용된 쌍극자 밴드갭 이상의 에너지에서 105/cm 정도의 높은 흡수계수를 가지고 생산 비용이 저렴하며 유해하지 않은 물질로 알려져 있어 박막 형태의 Cu2O는 박막 트랜지스터, 태양광, 광촉매, 비선형 광학, 가스 센서 등의 여러 종류의 소자에 응용 가능하다.9) 10) 11) 12) 이들 소자의 성능을 결정하는 중요 성질들인 전하밀도, 유동도, 광학적 특성 등은 결정의 품질에 의해 결정되므로 이런 소자들의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Cu2O 박막의 품질을 향상 시킬 필요가 있으며 원자스퍼터링성장법으로 성장한 구리 박막을 이용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특집에서는 주로 구리와 구리 산화에 대한 예를 많이 들었으나 이러한 일연의 연구가 silver(Ag)나 Ni(Nickel), Al(Aluminium) 등에서도 이미 많이 진행되었고 그 외 다른 산화물이나 반도체 물질에서도 초평탄면을 얻는 일이 원칙적으로 가능함을 확인하였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원자스퍼터링성장법의 조건을 모두 만족해야만 한다. 만약 금속뿐 아니라 다른 물질군에서도 초평탄면이 얻어진다면 많은 응집물리학자들이 현재까지 우리가 몰랐던 신소재의 세계에 푹 빠지게 되지 않을까 싶다. 원자스퍼터링성장법이 아직은 시작 단계이지만 여러 전문가들의 손을 거쳐 새로운 버전이 계속 탄생하게 되길 기대한다.
- 각주
- 1)S. Lee et al., Sci. Rep. 4, 6230 (2014)
- 2)S. Lee et al., ACS Applied Nano Materials 2, 3300 (2019)
- 3)S.Y. Cha et al., Rev. Sci. Instrum. 83, 013901 (2012)
- 4)C.J. Sun et al., Journal of Applied Physics 75, 3964 (1994)
- 5)T. Kato et al., J. Cryst. Growth 183, 131 (1998)
- 6)S.-K. Kim et al., Applied Physics Letters 82, 562 (2003)
- 7)B.-G. Jung et al., Applied Surface Science 512, 145705 (2020)
- 8)X.Y. Liu et al., ACS Nano 12, 6843 (2018)
- 9)H.N. Kim, New Physics 22, 358 (1982)
- 10)C.-L. Hsu et al., Sensors and Actuators B: Chemical 224, 95 (2016)
- 11)K. Akimoto et al., Solar Energy 80, 715 (2006)
- 12)S.E. Mani, Opt. Lett. 34, 2817 (2009)
- 13)B. Maack et al., Thin Solid Films 651, 24 (2018)
- 14)M. Rauh et al., Z. Naturforsch 54a, 117 (1998)
- 15)M. Cheon et al., Journal of Alloys and Compounds, 801, 536 (2019)
- 16)W.Y. Ching et al., Phys. Rev. B, 40, 7684 (1989)
- 17)K.E. O'Hara et al., Physical Review B, 62, 12909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