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인공태양, 인공지능에서 답을 찾다
KSTAR에서의 실시간 핵융합 플라즈마 상태 판별을 위한 시계열 데이터 기반 머신러닝 알고리즘들
작성자 : 신기욱·이정원 ㅣ 등록일 : 2022-03-28 ㅣ 조회수 : 2,611 ㅣ DOI : 10.3938/PhiT.31.011
신기욱 연구원은 UST에서 가속기 및 핵융합 물리공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현재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머신러닝을 활용한 핵융합 플라즈마의 실시간 제어 알고리즘을 연구하고 있다. (gwshin@kfe.re.kr)
이정원 연구원은 2017년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현재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머신러닝을 이용한 핵융합 플라즈마 붕괴 예측 알고리즘 개발을 연구하고 있다. (jeongwonlee@kfe.re.kr)
Machine-learning Algorithms Based on Time-series Data for Real-time Classification of Nuclear Fusion Plasmas in KSTAR
Giwook SHIN and Jeongwon LEE
A high confinement mode (H-mode)1) was selected as one of the basic operation scenarios of ITER.2) The H-mode is a phenomenon in which the plasma confinement performance suddenly increases because a transport barrier is formed near the plasma boundary. However, although there are advantages obtained in the H-mode, instabilities at the plasma boundary also appear, such as edge localized modes (ELMs). The problem with the ELMs is that the transport barrier periodically collapses (ELM crash). As a result, high temperature energy and particles are released, damaging the plasma-facing components. Therefore, various studies for controlling the ELMs are continuously conducted in various tokamak devices worldwide. The most effective method to prevent ELM crashes is resonant magnetic perturbation (RMP). Also, the most problematic phenomenon among various instability phenomena of plasma, including the ELMs, is plasma disruption.3) The disruption is a phenomenon in which the plasma inside the tokamak loses heat and electromagnetic energy very quickly and disappears. This sudden energy loss induces a considerable heat flux to the plasma-facing components. Furthermore, it applies a strong electromagnetic force to the surrounding conductor to damage the tokamak device, so it is an unstable phenomenon that must be resolved.
들어가는 글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에서 요구되는 성능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고성능 운전모드(high confinement mode, H-모드)1)가 ITER의 기본적인 운전 시나리오 중 하나로 선택되었다.2) 이 H-모드는 플라즈마의 가둠 성능이 약 2배 증가하는 현상으로써 토카막 내에 존재하는 플라즈마의 경계 부근에 수송장벽이 형성되는 천이가 발생하는 현상이다. 그러나 H-모드에서는 수송장벽으로 인해 얻어지는 장점이 있지만 이와 더불어서 플라즈마 경계면에서의 불안정 현상(edge localized mode, ELM)이 함께 나타나게 된다. ELM이 문제가 되는 것은 ELM으로 인해 수송장벽이 주기적으로 무너지면서(ELM crash) 고온의 에너지와 입자들이 방출되어 토카막 용기 내부의 대면재가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계 여러 토카막 장치에서는 ELM 현상을 제어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 ELM crash를 방지할 수 있는 방법으로 가장 유력한 방법은 공명 자기 섭동(resonant magnetic perturbation, RMP)이다. 한편, ELM을 포함한 플라즈마의 다양한 불안정 현상들 중에서도 가장 문제가 될 수 있는 현상이 플라즈마 붕괴 현상(disruption)3)이다. 플라즈마의 붕괴 현상은 토카막 내부의 플라즈마가 매우 빠르게 열에너지와 전자기에너지를 잃으며 소멸하는 현상이다. 이렇게 급작스럽게 손실되는 에너지들은 플라즈마 대면재에 매우 큰 열속을 가하게 되고 주변 도체에 강한 전자기력을 가하여 토카막 장치에 손상을 주게 되므로 반드시 해결되어야 하는 불안정 현상이다.
실시간 기계학습 기반 제어 알고리즘을 활용한 선제적 ELM 억제 연구
한국의 초전도 토카막 연구로(KSTAR)에서는 플라즈마에 RMP를 적용하여 ELM 현상을 제어하는 데에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4)5)6) ELM 현상 제어 실험은 기본적으로 앞먹임(feedforward) 방식을 활용하여 실험을 수행하기 전에 ELM이 존재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간에 RMP를 적용하여 ELM 제어 여부를 확인한다. 이러한 방식은 플라즈마에 가해지는 외부 가열 에너지가 ITER와 같은 대형 토카막에서보다 작아 ELM 붕괴로 인해 발생되는 열속에 토카막 대면재가 손상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연구를 위해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겠지만 향후 ITER에서는 ELM 붕괴를 통해 방출될 열속이 토카막 대면재를 손상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한 번의 ELM 붕괴라도 허용되기 어려우므로 기존과는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 따라서, 앞으로의 ELM 제어 연구에는 되먹임(feedback) 방식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플라즈마의 현재 상태를 판단 혹은 분류한 후에 그 상태에 따라 제어기가 대응하는 방식으로 ELM을 제어하는 것이다.
Fig. 1. Diagram for machine-learning (ML)-based ELM control algorithm in KSTAR plasma control system (PCS).
플라즈마의 현재 상태를 실시간으로 판단할 수 있는 여러 방법 중에 기계학습 방법이 있다. 기계학습은 크게 지도학습 방법과 비지도학습 방법으로 나눌 수가 있는데, 현재 KSTAR에서 실시간 ELM 제어에 활용하고 있는 방법은 지도학습 방법으로 학습된 장단기기억(Long Short-term Memory, LSTM) 기계학습 알고리즘7)을 활용하고 있다. 플라즈마의 진단데이터를 관측하는데에 숙련된 사람은 플라즈마가 H-모드로 천이되는 현상이 일어날 때, 급격하게 감소하는 패턴을 보이는 중수소의 발머계열 스펙트럼 신호와 반대로 증가하는 패턴을 보이는 선평균 전자밀도 신호를 이용하여 H-모드가 천이하는 순간과 ELM 붕괴가 발생하는 순간을 분류해낼 수 있다. 기계학습법 중 하나인 LSTM은 인공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s)의 특화된 하나의 방법으로써 플라즈마를 관측한 시계열 기반의 진단데이터를 학습하는데 유리한 방법이므로 이러한 H-모드 천이와 ELM 붕괴 패턴을 학습할 수 있다. LSTM을 활용한 실시간 분류기는 KSTAR의 실험 데이터들을 학습하여 H-모드 천이와 ELM 붕괴를 1 ms 안에 분류해낼 수 있고 분류 정확도 또한 약 95% 수준으로 신뢰도가 높다. KSTAR의 플라즈마 제어 시스템에는 실시간 LSTM 분류 알고리즘이 설치되어있고, 이 분류기의 분류 결과를 바탕으로 플라즈마가 ELM 붕괴를 일으키기 전인 H-모드 천이 직후에 RMP를 적용하도록 되어있다. [그림 1]은 KSTAR의 플라즈마 제어 시스템에서 구동 중인 제어 알고리즘의 묘사이다.
구체적으로, 현재 KSTAR에서 구동 중인 이 알고리즘에서는 실시간 LSTM 분류기가 어떤 상태의 플라즈마 분류 결과를 내었을 때 RMP를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시점을 미리 설정할 수 있고, 이 설정된 시점에 얼마만큼의 RMP를 적용할 것인지를 또한 미리 설정할 수 있다. 이러한 제어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그림 2]에서와 같이 ELM 붕괴를 일으키기 전에 선제적으로 RMP를 적용하여 ELM 붕괴가 없는 H-모드 플라즈마를 얻을 수 있었다.8)
RMP에 의한 ELM 붕괴의 제어에서 단점으로 나타나는 것은 플라즈마의 성능 저하이다. RMP를 적용하여 ELM 붕괴를 억제하게 될 때 약 20% 정도의 플라즈마 성능이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플라즈마의 성능을 판단할 때 주로 참고하는 지표는 플라즈마의 베타 값으로써 RMP를 적용하지 않은 플라즈마의 경우, 플라즈마가 H-모드로 천이하는 순간에 급격하게 증가하는 플라즈마 베타 값은 그림 2에서 나타나는 것과 같이 보통 첫 번째 ELM 붕괴 이후로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점차 성능이 저하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간에 RMP를 적용하게 되면 저하되고 있는 플라즈마 성능에서 추가적인 성능 저하가 다시 한번 발생하게 된다. 그러나 선제적으로 RMP를 사용하여 ELM 붕괴를 억제하게 되면 그림 2에서의 결과와 같이 RMP에 의한 근본적인 플라즈마의 성능 저하는 발생되지만 일정 수준의 베타 값을 꾸준하게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플라즈마 성능의 형태를 보여주게 된다. 플라즈마 제어의 관점에서는 이렇게 꾸준하게 유지되며 변동성이 작아진 플라즈마 성능의 형태에서 추가적인 가열과 같은 방법을 통해 손실된 플라즈마의 베타를 높이는 방향의 여러 가지 제어를 더할 수 있는 수월해진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렇게 안정적인 플라즈마 베타의 상황에서 RMP 자체의 강도를 조절하여 손실된 성능을 일부 회복할 수도 있기 때문에 향후 기계학습에 의한 제어 알고리즘에서는 미리 설정해야 되는 RMP 강도 값들도 실시간으로 플라즈마의 상태에 대응하여 그 값이 조절될 수 있도록 해주는 기계학습 부분도 추가되어야 할 것이다.
기계학습을 이용한 토카막 플라즈마 붕괴 예측 및 완화 연구
토카막은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기 위한 고온, 고밀도의 플라즈마를 강한 자기장을 이용해 가두고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연구, 개발되고 있는 장치이다. 안정적으로 가둬진 플라즈마에서 발생한 핵융합 반응의 에너지를 이용하여 전력 생산에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고온, 고밀도의 플라즈마는 매우 불안정하여 다양한 불안정성 현상들이 발생하고, 이를 적절히 제어하지 못할 경우 플라즈마 붕괴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플라즈마 붕괴 현상은 토카막 내부의 플라즈마가 매우 빠르게 열에너지와 전자기에너지를 잃으며 소멸하는 현상이다. 이렇게 손실되는 열에너지와 전자기에너지는 플라즈마 대면 구조에 매우 큰 열속을 가하고, 주변 도체에 강한 전자기력을 가하여 토카막 장치의 손상을 주게 된다.
플라즈마 붕괴 현상을 미리 예측하고, 발생 시 주변 장치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연구들이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토카막에서도 플라즈마 붕괴 현상을 적절히 제어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플라즈마의 에너지가 더욱 높아지는 ITER 혹은 그 이후 DEMO 장치에서는 이러한 붕괴 현상을 제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다양한 플라즈마 진단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붕괴 현상을 빠르게 예측하기 위한 여러 가지 모델들이 개발되고 있다. 이러한 모델은 크게 물리기반 모델과 기계학습 기반 모델로 구분된다. 붕괴 현상이 예측된 경우, 플라즈마가 가진 높은 열에너지와 전자기에너지를 적절히 제어하기 위한 다양한 불순물 주입 장치들이 연구되고 있다. 본 원고에서는 붕괴 예측 연구 중 기계학습을 기반으로 한 방법을 기술한다.
플라즈마 붕괴는 다양한 플라즈마 인자와 관련되어 있음이 다양한 장치에서 연구되어 왔다. 플라즈마 열속 제어를 위한 디버터 운전 시 발생하는 수직 방향 불안정성, 플라즈마 밀도, 토로이달 자기장 대비 플라즈마 전류의 총량을 제한하는 가장자리 안전 인자, 플라즈마 내부 불순물의 양, 고압의 플라즈마에서 발생하는 불안정성인 (N)TM 혹은 ELM과 같은 현상이 플라즈마 붕괴를 유발할 수 있는 원인들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러한 원인들과 관련된 진단 데이터인 수직 방향 위치 오차, 플라즈마 선 평균 밀도, 가장자리 안전 인자, 총 방사 에너지량, 자기장 섭동 데이터 등이 기계 학습의 기본적인 입력 데이터로 활용된다.
이러한 기본적인 데이터를 활용함에 더해, 최근 연구들은 기계 학습 모델의 정확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첫 번째로 활용되는 진단 데이터들의 시간 변화 특성을 함께 파악하기 위해 LSTM과 같은 알고리즘을 적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두 번째로, 위에서 언급된 기본적인 플라즈마 진단 데이터에 더하여, 플라즈마 특성을 더욱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1차원 프로파일 진단 데이터 정보와 2차원 이미지 정보를 함께 활용하는 방안이 연구되고 있다. 이 경우 탐슨 혹은 CES 등으로부터 측정된 1차원 플라즈마 반경 방향 분포 정보, 카메라와 같은 2차원 플라즈마 분포 정보를 활용한다. 이를 위해 CNN과 같은 알고리즘을 적용한다. 해외 여러 토카막 장치를 대상으로, 이러한 연구들이 진행 중에 있다.9)
KSTAR 역시 기계학습을 이용한 붕괴 예측 및 완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의 플라즈마 캠페인에서 관측된 플라즈마 붕괴 현상을 기반으로, 1000개 이상의 플라즈마 붕괴가 발생한 샷과, 이를 통한 기본적인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하고 있다. 이를 활용하여 기계학습을 이용한 붕괴 예측 및 불순물 주입을 통한 완화 실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림 3]을 통해, KSTAR의 플라즈마 붕괴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여, 인공신경망 기반 플라즈마 붕괴 예측 연구의 예를 볼 수 있다. 3.01초 부근에 발생하는 플라즈마 붕괴 현상이 발생하기 대략 50 ms 이전부터 기계학습 기반 모델이 예측하는 플라즈마 붕괴 발생 확률이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예측 결과를 불순물 주입 장치와 연계하여, 실제 실험에서 붕괴 현상을 완화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 각주
- 1)F. Wagner et al., Phys. Rev. Lett. 49, 1408 (1982).
- 2)M. Shimada et al., Nucl. Fusion 47, S1 (2007).
- 3)F. C. Schuller, Plasma Phys. Control. Fusion 37, A135 (1995).
- 4)Y. M. Jeon et al., Phys. Rev. Lett. 109, 035004 (2012).
- 5)J.-K. Park et al., Nat. Phys. 14, 1223 (2018).
- 6)Y. In et al., Nucl. Fusion 59, 056009 (2019).
- 7)G. Shin et al., Fusion Eng. Des. 157, 111634 (2020).
- 8)G. Shin et al., Nucl. Fusion 62, 026035 (2022).
- 9)J. Kates-Harbeck et al., Nature 568, 526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