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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칼럼

물리대중화위원회 1기를 마무리하며

작성자 : 손승우 ㅣ 등록일 : 2022-11-30 ㅣ 조회수 : 1,089

저자약력

손승우 교수는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물리학과에서 이학사를 마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과에서 이학석사, 이학박사를 받았다. 캐나다 캘거리대학교 박사후연구원 후, 2012년부터 한양대학교(ERICA 캠퍼스) 응용물리학과에 재직 중이다. 현 한국물리학회 물리대중화위원회 부실무이사를 맡고 있으며,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APCTP)의 과학문화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sonswoo@hanyang.ac.kr)

들어가며

올해 발간된 <한국물리학회 70년사>에도 약술되었듯이 2021년 출범한 노태원 회장의 제29대 한국물리학회 집행부에서는 그동안 특별위원회나 사업팀으로 운영되던 대중화위원회를 상설위원회 중 하나인 ‘물리대중화위원회’로 격상하였다. 정식위원회로 출범한 첫 해의 위원장으로 그간 여러 번 대중화특별위원회의 실무이사를 맡아 사업을 이끈 경험이 있고, 물리학 대중서와 언론 칼럼을 통해 물리를 쉽게 알리려 노력한 성균관대 김범준 교수가 임명되었다. 위원회 운영진으로 한국물리학회 집행부의 다양한 위원회에서 활약하고 노련한 사업 운영이 탁월한 단국대 임은주 교수와 과학 대중화 활동에 경험이 있던 필자가 각각 실무이사와 부실무이사로 위원회에 합류하게 되었다.

<물리대중화위원회>의 구성

첫 정식 위원회로 출범한 ‘물리대중화위원회’에서는 학술, 방송, 언론, 출판계의 다양한 위원을 영입하려 시도하였다. 과학 콘텐츠 제작의 전문성은 물론 소비자로서의 감수성을 갖춘 분들을 모셨다. 김범준 위원장의 그동안 방송, 언론에서 활동한 노력이 큰 도움이 되었다. 그 18인의 위원회 구성은 다음과 같다. 정창욱(한국외국어대), 박성찬(연세대), 김상욱(경희대), 고재현(한림대), 심승보(한국표준과학연구원), 최진영(과학과사람들), 김수현(카오스재단), 윤아연(국립과천과학관), 노의성(사이언스북스), 윤신영(동아사이언스), 이윤현(네이버), 궤도(유튜버), 윤소희(배우), 정민식(CJ ENM tvN 사피엔스스튜디오), 현어진(위네트웍스). 카이스트 정하웅 교수는 정식위원은 아니었으나 물리대중화위원회 주요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주어 정식위원만큼이나 큰 활약을 하였다. 물리대중화위원회의 첫 만남은 2021년 1월 20일, 코로나가 한창 유행 중으로 부득이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 첫 회의에서는 2017년 이후 진행되었던 대중화위원회 사업들을 검토하고, 2021‒2022년 동안 진행할 사업을 계획하였다. 자, 이제부터 지난 2년 동안 주요 사업을 소개하겠다.

언론사 과학자문요청체계 개편

<나 혼자 푼다: 물리편> 포스터.▲ <나 혼자 푼다: 물리편> 포스터.

한국물리학회 사무국에서 종종 받는 언론사 연락 중에는 과학 자문에 관련된 요청이 있다. 하지만 이를 처리할 창구가 마땅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사무국에서 적당한 위원회나 분과에 연락을 돌릴 수밖에 없었고, 자문 내용과 대상이 분명치 않은데 선뜻 자원하여 나서는 전문가를 찾기도 힘들었다. 언론사는 언론사대로 한국의 주요 학술단체 중 언론의 자문요청에 제대로 답하는 창구를 갖춘 학술단체가 없어, 매번 PD나 작가, 기자 개인의 인맥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번 우연히 연락이 닿아 인터뷰나 자문에 응한 과학자가 후에 자신의 전문분야가 아닌 경우에도 재차 자문 요청을 받게 되는 폐단도 있다.

이에 물리대중화위원회는 한국물리학회 사무국과 협력하여 <한국물리학회 자문 요청서>의 양식을 만들어 언론사의 과학자문요청제계를 마련하였다. 자문 요청서에는 자문 분야를 물리 이론/실험으로 구분하고, 한국물리학회 산하 11개 분과(입자물리, 핵물리, 응집물리, 응용물리, 통계물리, 물리교육, 플라즈마, 광학, 원자물리, 반도체, 천체물리, 생물물리)로 세부 분야를 나눴다. 질의 핵심 단어와 자문 받고자 하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하도록 하였다. 요청서에는 활용대상, 자문의 형식(TV/라디오 방송출연, 녹화/전화 인터뷰, 서면 답변)과 함께 자문료 지급 여부와 사사표기 여부를 꼭 알리도록 하여 전문가 활용에 정당한 대우를 해야 함을 알도록 하였다. 사실, 국내 언론의 여건상 전문가 자문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자문료 지급이 어려운 경우, 한국물리학회에서 소정의 자문료를 대신 지급하기로 하여 회원들의 전문가 자문활동에 적절히 보상하기로 하였다. 학회의 11개 분과에서도 협력해 주어 자문 내용을 분과에 전달하면 분과에서 해당 전문가를 추천하도록 체계를 개편하였다.

2021년 한국물리학회 대중과학행사 <나 혼자 푼다: 물리편>

2021년 한국물리학회 봄 학술대회는 전국적인 코로나 감염병 확산 우려로 전면 온라인으로 치러졌다. 물리대중화위원회의 가장 큰 활동인 학술대회 기간 중 대중화 행사 또한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 인기리에 방영되던 TV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를 패러디하여 물리 이야기를 퀴즈와 토크쇼 형식으로 전달하자 기획하였다. 생방송으로 진행하여 온라인 참여자들과 소통하도록 하고, 유튜브와 라이브챗이 익숙한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하였다.

물리대중화위원회의 최진영과 궤도가 사회를 맡고, 오정근(국가수리과학연구소), 이성빈(KAIST), 박혜윤(서울대), 정하웅(KAIST) 교수가 출연자로 나섰다. 김범준 위원장 또한 방송인인 곽재식, 배우 윤소희와 함께 심사위원으로 토크쇼에 함께 했다. 방송 말미에는 노태원 한국물리학회장도 깜짝 출연하여 최종 문제를 출제하고, 당시 유행어 ‘무야호’를 변형한 “물야호~”를 크게 외치는 재치를 보여주었다. 스튜디오 사용과 촬영을 위하여 tvN 정민식 연출가의 협조가 있었다. 본 행사는 ‘과학과사람들’, ‘안될과학’, ‘카오스재단’, ‘APCTP’ 유튜브 채널로 동시에 송출되어 2만 명 이상의 시청자가 행사에 함께 했다. (해당 영상은 현재도 유튜브에서 볼 수 있어, 2022년 11월 기준 4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나 혼자 푼다: 물리편> 촬영을 마친 후.
▲ <나 혼자 푼다: 물리편> 촬영을 마친 후.

2022 물리학 어벤져스

<2022 물리학 어벤져스> 시리즈. 유튜브 ‘과학과 사람들’ 채널에서 다시 보기가 가능하다.<2022 물리학 어벤져스> 시리즈. 유튜브 ‘과학과 사람들’ 채널에서 다시 보기가 가능하다.▲ <2022 물리학 어벤져스> 시리즈. 유튜브 ‘과학과 사람들’ 채널에서 다시 보기가 가능하다.

2018년 대중화특별위원회에서 8회에 걸쳐 진행한 <물리 어벤져스>는 대중 강연으로 이름이 알려진 물리학자(정재승, 김상욱, 김범준, 이종필, 김항배, 이강영, 오정근, 정하웅)가 대거 참여하여 명강연과 열띤 물리 토론의 장을 열었다. 이는 2019년 <물리 어벤져스 2019>로 이어져 ‘여성 물리학자’ 시리즈(이성빈, 황정아, 임혜인, 윤진희)와 ‘물리와 사회, 문명’ 시리즈(이호성, 홍성욱, 정재호)로 진행되었다. 이를 계승한 <2022 물리학 어벤져스>에서는 그 동안의 1인 강연의 형식을 벗어나기로 하였다.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그렇듯 대결 구도를 연출하였다. ‘입자물리학 엔드게임’, ‘얼음과 불의 노래’로 가장 작은 입자를 연구하는 것과 가장 큰 우주를 연구하는 것이 맞닿듯, 가장 차가운 것을 연구하는 초전도 연구가 가장 뜨거운 것을 연구하는 핵융합 연구와 연결되는 물리학의 매력을 강조하였다. 출연자로 나선 박성찬(연세대), 송정현(건국대), 최재혁(한국표준과학연구원), 이현정(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은 충실한 강연 자료와 함께 뛰어난 강의 전달력, 개성 넘치는 유머를 선보여 방송에 재미를 더하였다.

한국물리학회 창립 70주년 기념 강연쇼 <꿈과 시간의 방정식을 찾아서>

<꿈과 시간의 방정식을 찾아서>에서 열띤 강의를 하는 김상욱 교수.
▲ <꿈과 시간의 방정식을 찾아서>에서 열띤 강의를 하는 김상욱 교수.

2022년 한국물리학회 가을학술대회는 한국물리학회 창립 70주년을 기념하여 한국물리학회의 발상지인 부산에서 개최되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물리대중화위원회에서도 기존의 강연에 뮤지컬적인 요소와 콘서트, 오케스트라 연주를 가미한 강연쇼 형식의 <꿈과 시간의 방정식을 찾아서>를 기획하였다. 학술대회가 전면 대면으로 진행되는 상황이었지만, 강연 전달과 영상 표현을 위해서, 현어진 대표의 조언에 따라 전문 촬영팀 녹화 후 온라인 송출 형식을 취하였다. 강연자로는 카오스재단 ‘도대체 都大體’ 강연시리즈에서 ‘시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누적 조회수 500만을 기록한 경희대 김상욱 교수가 나섰다. 전체적인 스토리도 ‘시간’이라는 주제로 한국물리학회 70년의 발자취를 그리고, ‘아이해브어드림 예술단’과 ‘이지연 재즈 오케스트라’가 함께 하여 꿈을 그리는 노래로 한국물리학회의 꾸준한 발전을 염원하는 뜻을 담았다. 영상 제작을 위해서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와 카오스재단에서 기꺼이 후원으로 참여해 주었다.(해당 영상도 온라인 유튜브에서 시청이 가능하다.)

<물리읽어드립니다> tvN 사피엔스 스튜디오 ‘읽어드립니다’ 시리즈 공동기획

<물리읽어드립니다> 녹화 후 기념 촬영.
▲ <물리읽어드립니다> 녹화 후 기념 촬영.

물리대중화위원회의 위원인 방송 연출가 정민식 PD의 제안에 따라 tvN 사피엔스 스튜디오 ‘읽어드립니다’ 시리즈 중 하나로 ‘물리읽어드립니다’를 한국물리학회와 공동제작하기로 하였다. 연사로는 박성찬, 정창욱, 정하웅, 손승우, 이성빈, 고재현 교수가 나서, 우주와 입자물리, 양자역학, 열역학, 광학과 광기술은 물론 과학적 사고방식과 생활 속의 물리학까지 두루 다양한 주제를 다루었다. 사피엔스 스튜디오의 촬영과 멋진 편집으로 짧은 비디오 클립과 전체 강연 영상 두 가지 형태로 제공되고 있어 유튜브 <사피엔스 스튜디오> 채널에서 시청이 가능하다. CJ ENM이 한국물리학회 물리대중화위원회와 함께 한 ‘물리읽어드립니다’와 ‘나 혼자 푼다: 물리편’은 물리학을 쉽고 재미있게 대중에게 전달한 공로를 인정받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최한 ‘2021년 올해의 과학문화상품’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마무리하며

2022년 현재까지도 코로나 감염병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높은 백신접종률과 시민들의 개인위생 노력 덕분에 정부 방역 지침이 완화되었고, 다행히 한국물리학회 창립70주년기념 학술행사도 대면으로 안전하게 무사히 치러졌다. 여러 사람들을 모아두고 대면 행사를 하기에 어려운 시기에 출범한 첫 ‘물리대중화위원회’는 이를 오히려 다양한 형식을 시도해 보고 온라인 미디어의 장점을 활용해 볼 수 있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을 수 있었다. 이 모든 것들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 모인 위원들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컸다. CJ ENM tvN 사피엔스 스튜디오, 과학과 사람들, 안될과학, 카오스재단, 위네트웍스에서 콘텐츠 촬영에 큰 도움을 주었다. 마지막으로 한국물리학회,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 카오스재단의 든든한 후원에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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