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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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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2022 노벨물리학상

양자역학의 실험적 검증에 관해

작성자 : 라영식·김윤호 ㅣ 등록일 : 2022-11-30 ㅣ 조회수 : 1,825 ㅣ DOI : 10.3938/PhiT.31.047

저자약력

라영식 교수는 2014년 포항공과대학교 물리학과에서 광학기반 양자광학 실험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2015년부터 4년간 프랑스의 Laboratoire Kastler Brossel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지내며 양자압축 광원 개발 및 연속변수 양자정보 연구를 진행하였다. 2018년부터는 한국과학기술원 물리학과에 재직하며 양자광학 및 양자정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ysra@kaist.ac.kr)

김윤호 교수는 양자광학 및 양자정보 분야의 박사학위 취득 후 Oak Ridge National Laboratory의 Eugene P. Wigner Fellow를 거쳐 2004년부터 포항공과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광학회 성도광과학상(2014년)과 포항공과대학교 자랑스러운 포스테키안상(2014년)을 수상하였고 석천(젊은)석좌교수(2016년)를 역임하였으며 2017년 미국물리학회의 우수심사자(Outstanding Referee)에 선정되었다. 2021년 한국과학상을 수상하였으며 미국광학회(Optica)의 Fellow이다. (yoonho72@gmail.com)

On Experimental Confirmation of Quantum Physics

Young-Sik RA and Yoon-Ho KIM

In 1935, Einstein, Podolsky, and Rosen (EPR) argued that (then new) quantum mechanics was incomplete. At the heart of EPR’s paradox was the strange non-local nature of an entangled state which allowed EPR to simultaneously assign local values for position and momentum of a particle. In 1964, John Bell proposed an inequality (Bell’s inequality) that must be satisfied by any local realistic theory. The experimental confirmation of quantum physics, i.e., the experimental test of Bell’s inequality, required a pair of particles in an entangled state. The experiments first performed in the early 1970s, followed by a series of experiments until now, have confirmed the violation of Bell’s inequality, strongly implying that local realistic descriptions of nature are not consistent with experimental observations. The early simplistic view of entanglement has now been significantly expanded to include mixed states and multiple particles. Moreover, theoretical and experimental studies on the nature of entanglement have led to quantum information science where entanglement is an essential resource. In this article, we briefly review the early experiments on Bell’s inequality and experimental attempts to close “loopholes” as well as some key experiments on quantum information.

서 론

2022년 노벨 물리학상은 양자얽힘(Quantum Entanglement)에 관한 선구적 실험을 수행한 Alain Aspect, John F. Clauser, Anton Zeilinger 세 명의 과학자에게 1/3씩 수여되었다. 양자얽힘은 여러 개의 근본 입자들로 구성된 양자 시스템(Quantum System)에서 전체 입자들에 관한 양자상태가 개별 입자들 양자상태의 텐서곱(Tensor Product)으로는 기술될 수 없는 독특한 현상이다. 양자얽힘이 있는 두 입자는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도 각각 입자의 측정결과가 국소적(local) 이론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비국소적(nonlocal) 상관관계를 나타낸다.

양자얽힘은 양자역학의 근본적인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 초기에 사용되었지만, 최근에는 양자정보과학 기술의 핵심 자원으로써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올해 노벨물리학상 위원회는 양자정보 기술의 밑거름을 제공하고, 당시 최전선에서 양자얽힘 연구를 발전시킨 세 실험 물리학자의 업적을 높게 평가하였다. 본 특집호에서는 특히 실험 연구에 초점을 맞추어 양자얽힘 연구를 기술하고자 하며, 노벨상 수상자들의 주요 업적인 양자얽힘을 이용한 벨 부등식 위배 실험과 더 나아가 양자정보과학 기술 발전에 대해 소개할 것이다.

벨 부등식 검증 방법

Fig. 1. Bell test procedure. Random numbers are used for the inputs (x,y). (벨 부등식 검증 과정. Alice와 Bob의 입력 (x,y)에는 난수가 사용되며, 측정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상대방의 입력 및 출력 값을 알 수 없도록 차단된다)Fig. 1. Bell test procedure. Random numbers are used for the inputs (x,y). (벨 부등식 검증 과정. Alice와 Bob의 입력 (x,y)에는 난수가 사용되며, 측정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상대방의 입력 및 출력 값을 알 수 없도록 차단된다)

벨 부등식의 의미와 특성은 앞선 특집호 글에서 이미 자세히 설명되었으므로, 본 글에서는 이를 실험적으로 검증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그림 1에 묘사된 것과 같이 Alice와 Bob은 입력(0 또는 1)에 따라 결과값 (+1,-1)을 단순히 출력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Alice와 Bob의 입력은 각자가 가진 난수(Random Number) 발생기로부터 얻어지며, 상대방의 입력값은 알 수 없도록 차단된다. 이 과정을 반복하여 충분히 많은 출력 결과값들을 획득하고, 실험이 모두 끝난 후 서로 모여 획득한 결과값들의 확률분포를 계산한다.

광자쌍(Photon Pair) 양자얽힘을 사용한 벨 부등식 검증 과정은 크게 4 단계로 나누어진다.

1. 양자얽힘 광자쌍 생성 및 원거리 분배
2. 난수를 생성하여 입력 값으로 사용
3. 입력값에 따라 양자측정을 수행하여 결과값 획득
4. 결과값들의 확률분포를 기반으로 벨 부등식 검증

이때, Alice와 Bob 사이의 거리가 충분히 멀어 2, 3번 수행과정이 상대방에게 영향을 미칠 수 없도록 한다.1) 3번 양자측정 단계에서는 광자쌍 각각의 편광상태를 관측하며,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편광측정 각도는 Alice가 0°(입력:0) 또는 45°(입력:1), Bob가 22.5°(입력:0) 또는 67.5°(입력:1)이다. 측정 결과값들의 확률분포를 기반으로 기댓값(\(\small E[a_x b_y ]: = \sum_{ab} ab \, p (a, b | x, y)\))을 계산하고, 최종적으로 다음과 같은 CHSH 벨 부등식2)이 위배되는지 확인한다.

\[ S = E[a_{0} b_{0} ] + E[a_{0} b_{1} ]+E[a_{1} b_{0} ] - E[a_{1} b_{1} ],~~|S| \leqq 2 \]

John Clauser의 벨부등식 위배 최초 검증

Columbia University에서 박사학위를 하던 J. Clauser는 도서관에서 우연히 John Bell의 1964년 논문을 발견하고 그 내용에 매료되어 이를 실험으로 검증하기로 결심한다.3) 1969년 J. Clauser는 Bell의 논문을 발전시켜 별도의 가정없이 실험구현이 가능한 Bell 부등식을 제안하였으며 이는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형태의 CHSH 벨 부등식이다.2) 박사학위를 받은 후 J. Clauser는 UC Berkeley에 벨 부등식 검증의 기초가 되는 양자얽힘 발생 장치4)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그 곳으로 자리를 옮긴다. J. Clauser는 박사과정 학생인 Stuart J. Freedman과 함께 벨 부등식 실험을 수행하였고, 1972년 최초로 벨 부등식이 위배됨을 실험으로 검증하는데 성공하였다.5)

Fig. 2. J.Clauser’s experiment.[4](John Clauser이 사용한 벨 부등식 검증 실험 장치도)Fig. 2. J. Clauser’s experiment.5)(John Clauser이 사용한 벨 부등식 검증 실험 장치도)

그림 2는 S. Freedman과 J. Clauser가 수행한 실험 장치도를 나타낸다. 양자얽힘 생성을 위해 칼슘 원자의 에너지 준위가 61S0 상태에서 41S0로 전이될 때 발생하는 광자쌍을 사용하였다. 이때 만들어진 광자쌍은 각각 551.3 nm와 422.7 nm의 파장을 가지며 다음과 같은 양자얽힘 상태로 표현된다.

\[ \left| \Phi^{+} \right> = \frac{1}{2} \left( \left|H \right>_{A} \left| H \right> _{B} - \left| V \right>_{A} \left| V \right> _{B} \right) \]

이때, \(\small H, V\)는 각각 수평, 수직 편광을 의미한다. 양자얽힘 광자쌍의 편광상태를 측정하기 위하여 polarizer가 필요한데, 기존 장치에 설치된 폴라로이드 기반의 polarizer는 효율이 낮아 사용할 수 없었다.4)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유리판 약 15장을 겹겹이 쌓은 polarizer(브루스터 각도 반사 원리)를 직접 제작하여 사용하였고, 그 결과 97%의 높은 효율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때, polarizer의 크기가 상당히 커서 이를 회전시키기 위한 기계식 회전장치가 필요했다(22.5° 단위로 회전 가능). Polarizer 통과 후 단일광자를 검출하기 위해 광전 증폭관(Photo Multiplier Tube)을 사용하였고, 두 검출기에 광자쌍 이 동시 관측되는 비율은 초당 0.3회(잡음: 0.01회/초)로 매우 낮았다. 따라서 충분한 데이터를 얻기 위해 상당히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편광관측 각도를 100초마다 수동으로 회전하여 실험하였고, 총 100시간 동안 누적된 실험 데이터를 확보하였다. 그 결과 6 시그마 이상의 벨 부등식 위배 결과를 얻었고, 벨 부등식과 관련된 양자역학의 예측이 맞음을 최초로 검증하였다.

Alain Aspect의 발전된 벨부등식 위배 실험

1972년 J. Clauser의 실험은 벨 부등식 위배를 최초로 보였지만, 실험을 위해 여러 가지 가정들이 필요했고 이는 실험 구현의 맹점(Loophole)들에 해당한다. A.Aspect는 1980년대 초반 프랑스에서 박사학위를 하며 벨 부등식 실험을 진행하였고,6) 기존 실험의 문제들을 상당 부분 해결하였다. 우선 칼슘 원자를 여기(Excite)시키기 위하여 중수소 램프 대신 레이저 이광자 흡수 기법을 사용하였다.7) 그 결과 양자얽힘 광자쌍 발생률이 초당 100회 수준으로 대폭 증가하였고 이로써 실험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 또한, 1982년에는 벨 부등식 실험에 관한 다음 두 가지의 중요한 결과를 발표하였다.

1. 양자택일(Dichotomic) 양자측정 구현

Fig. 3. A. Aspect’s experiment. (A. Aspect이 사용한 벨 부등식 검증 실험 장치도)Fig. 3. A. Aspect’s experiment.9)10) (A. Aspect이 사용한 벨 부등식 검증 실험 장치도)

벨 부등식 검증은 그림 1처럼 양자택일(+1, -1 중 하나)에 의한 결과값을 출력해야 하지만, J. Clauser의 실험은 하나로 고정된 값만 출력(예: +1)하는 본질적 한계가 있었다.8) A. Aspect는 +1, -1의 측정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큐브형 빔 가르개(Cube Beamsplitter)를 편광 측정에 도입하였다(그림 3(a)).9) 이를 사용하여 CHSH 벨 부등식의 S 값을 측정하였고 46 시그마 이상의 현저한 위배 결과를 얻었다.

\[ S=2.697 \pm 0.015 > 2 \]

2. 고속 변환이 가능한 편광 분석기 구현

J. Clauser의 실험에서는 편광측정 각도가 광자쌍 생성 단계부터 이미 결정되어 있었고, 이는 Alice와 Bob의 입력값이 원칙적으로는 서로 알려져 있음을 의미한다. 즉, 국소성 맹점(Locality Loophole) 문제가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A. Aspect은 광자쌍이 생성된 직후에 편광측정 각도를 재빠르게 변환하는 실험을 수행하였다.10) 사용한 실험 장치도가 그림 3(b)에 나타나 있다. 광자쌍 생성 직후 편광 분석기까지 도달하는데 약 20 ns(거리: 6 m) 가량의 시간이 소요되므로, 이보다 빠른 10 ns 이내에 편광 측정 각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장치를 구현하였다. 이를 위해 Acousto-Optic Modulator를 사용하였고(그림 3(c)), 광자가 진행하는 경로를 빠르게 변환시켜 서로 다른 측정각도를 가진 두 개의 편광 분석기 중 하나로 입사되도록 하였다. 실험 결과 여전히 벨 부등식 위배를 관측할 수 있었다(5 시그마 위배).

완성도를 높인 Anton Zeilinger의 벨 부등식 실험

1982년 A. Aspect의 연구로 벨 부등식 검증 실험에 큰 발전이 있었지만, 아직 많은 실험적 맹점들이 미해결로 남아있었다. A. Aspect이 수행한 고속 변환 편광 분석기 실험10)에서는 Acousto-Optic Modulator에 입력되는 신호가 주기성을 띠고 있으므로, Alice와 Bob은 상대방의 입력값을 원칙적으로 알 수 있었다(국소성 맹점). 또한 발생된 양자얽힘 광자쌍들은 광학 손실에 의해 대부분 사라지고 일부의 광자쌍만이 검출기에 기록되는 문제도 있다(탐지 맹점, Detection Loophole11)).

80년대 후반부터 새로운 양자얽힘 광원이 폭넓게 사용되면서 기존 실험 환경에 비해 주목할 만한 변화가 있었다. 기존 원자기체를 사용하는 대신 비선형결정에서 발생하는 자발매개하향변환(Spontaneous Parametric Down Conversion, SPDC) 과정을 사용하게 되면서 광자쌍의 생성 및 측정에 있어서 획기적인 발전이 이루어졌다. SPDC는 1968년 모스크바 대학의 D. N. Klyshko에 의해 처음 양자광학적 특성이 연구되었다.12) 특히 Klyshko 방법은 광자쌍의 얽힘특성을 이용하여 광자검출기의 절대효율을 측정하는 방법으로써, 아직까지 효용성을 인정받고 있는 최초의 양자기술로 알려져 있다.13)

뿐만 아니라 SPDC 얽힘광자쌍을 이용해 Hong-Ou-Mandel 간섭이라 불리는 광자 2개의 양자간섭실험이 보고되었으며,14) 이러한 2광자 양자간섭은 보존(Boson) 입자의 특성을 잘 보여줌과 동시에 광자기반 양자정보처리 시스템의 핵심 원리에 해당된다. SPDC 얽힘광원을 활용한 벨 부등식 실험은 1980년대 후반 메릴랜드 대학의 Y. H. Shih 및 C.O. Alley에 의해 처음 수행되었다.15)

Fig. 4. Fast polarization analyzer developed in A. Zeilinger’s group.[14] (Anton Zeilinger 그룹에서 사용한 난수기반 초고속 편광 분석기)Fig. 4. Fast polarization analyzer developed in A. Zeilinger’s group.17) (Anton Zeilinger 그룹에서 사용한 난수기반 초고속 편광 분석기)

A. Zeilinger 팀은 이러한 발전된 SPDC 얽힘광자 광원을 활용해 이러한 맹점들을 단계적으로 해결하며 벨 부등식 검증 실험의 완성도를 높여갔고,16) 1998년에는 국소성 맹점 해결에 성공하였다.17) 그림 4와 같이 초고속 난수 생성기를 사용하여 편광측정 각도를 재빠르게 변화시켰는데, 양자난수 생성에서 부터 편광 측정의 전 과정이 100 ns 내에 이루어졌다. 이는 양자얽힘 상태가 측정기에 도달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600 ns, 약 200 m 거리)에 비해 충분히 짧은 시간이므로, 국소성 맹점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다.

2013년에는 탐지 맹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광자 검출 효율성이 높은 초전도 나노선 단일광자 검출기를 사용하였다. 그 결과 73% 이상의 높은 시스템 효율을 달성하였다.18) 이는 탐지 맹점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효율19)인 2/3보다 높은 수치이다. 이러한 국소성 맹점과 탐지 맹점 문제들은 각각 다른 실험에서 해결되었지만 이를 동시에 해결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2015년에는 마침내 이러한 두 가지 맹점들을 하나의 실험에서 동시에 해결하는데 성공하였다.20) 같은 시기 미국 NIST와 네덜란드 델프트 공과 대학교에서도 벨 부등식의 실험적 검증과 연관된 주요 맹점들을 동시에 해결하는데 성공하였다.21)

양자정보과학 분야의 도래

여러 과학자들에 의해 점진적으로 발전한 벨 부등식 검증 실험은 양자얽힘이 가진 독특한 특성들을 밝혔을 뿐만 아니라, 양자기술 발전 측면에서도 큰 역할을 하였다. 양자역학을 통한 물성의 이해를 기반으로 발전한 과학기술 분야는 거시적 물리량(예: 에너지, 전기전도성 등)을 다루는 반면, 광자 2개로 시작된 양자광학 연구는 현재 다양한 자연적/인공적 양자시스템의 개별적인 제어, 측정, 그리고 측정결과의 상관관계와 연관된 정보량을 다루는 연구로 발전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양자정보과학 분야가 도래하였고, 양자얽힘 상태를 활용해 기존 방법론의 여러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가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양자정보과학에 기반한 양자기술은 양자계측, 양자통신, 양자컴퓨팅의 세 분야로 나누어지며 노벨상 수상자인 A. Zeilinger는 특히 양자통신 분야에서 큰 공헌을 하였다. 양자통신은 양자정보가 가진 톡특한 특성(정보 복제 불가능성, 측정에 의한 양자상태의 필연적 변화)을 활용하여 안전성이 보장된 통신기술(예: 양자키분배)을 구현하고, 고전정보를 전송하는 대신 양자정보를 전송하는 새로운 통신체계(양자 인터넷)를 구축한다.22)

A. Zeilinger 팀은 양자정보 기술의 핵심이 되는 양자 원격전송(Quantum Teleportation)과 양자얽힘 교환(Entanglement Swapping) 기술 발전에 선구적 역할을 하였다. 양자 원격전송은 Alice와 Bob에게 미리 공유된 양자얽힘 상태를 이용하여 Alice가 가진 임의의 양자상태를 Bob에게 전송하는 기술이다. 양자상태를 먼 거리로 직접적으로 전송하면 결어긋남 현상에 의해 양자상태의 손상이 일어나지만, 양자 원격전송은 완벽히 준비된 양자얽힘 상태를 기반으로 양자상태를 손상없이 전송할 수 있게 한다. 1993년 C. Bennett 등에 의해 처음 제안된 양자 원격전송23)은 1997년 A. Zeilinger팀과 F. De Martini팀 각각에서 처음 구현되었다.24)25)

양자 원격전송을 위해서는 두 개의 독립적인 광자를 얽힘상태로 투영하는 특별한 양자측정이 필요한데 이러한 양자측정을 Bell-state 측정이라고 하며 양자정보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측정방법 중의 하나이다. 1993년 처음 보고된 양자 원격전송 실험에서는 Bell-state 측정이 불완전하였는데 비선형 현상을 이용한 완전한 Bell-state 측정을 이용한 양자 원격전송 실험은 Y. Shih 그룹26)에서 처음 보고하였다. 그리고 H. J. Kimble 그룹은 연속변수 양자상태에 대하여 처음으로 양자 원격전송을 구현하였다.27)

Fig. 5. Entanglement swapping experiment.[25](양자얽힘 교환을 위해 사용된 실험 장치)Fig. 5. Entanglement swapping experiment.28)(양자얽힘 교환을 위해 사용된 실험 장치)

양자 원격전송은 단일 광자의 양자상태를 전송하는 데 사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양자얽힘 상태를 전송하는 데에도 사용될 수 있다. 이는 양자얽힘 교환이라 불리는 기술이며 A. Zeilinger 팀에서 최초 구현하였다.28) 그림 5에 실험 장치도가 나타나 있으며 앞서 설명한 SPDC 과정에 의해 두 쌍의 양자얽힘 광자들(광자쌍 1-2, 광자쌍 3-4)을 우선적으로 생성한다. 이때 서로 독립적으로 만들어진 2번, 3번 광자들에 대해 Bell-state 측정을 수행함으로써 1번과 4번의 광자들에 양자얽힘을 생성하는데 성공하였다. 이러한 양자얽힘 교환은 원거리 양자통신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기술이다.29)

맺음말

2022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들은 당시 어려운 실험 환경에도 불구하고 양자얽힘 현상에 대한 강한 지적 호기심으로 연구를 진행하였다. 양자역학의 해석 또는 철학적 문제로만 인식 되었던 양자얽힘 상태의 양자측정을 현실로 구현하였고, 벨 부등식의 위배를 관측함으로써 자연의 비국소적 특성을 실험으로 검증하였다. 이러한 업적은 양자역학뿐만 아니라 물리학 역사에서도 매우 중요한 결과임에 틀림없고, 양자정보과학이라는 새로운 분야가 탄생하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20세기 초반에 시작한 양자역학에 대한 이해는 20세기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반도체, 레이저와 같은 새로운 기술 발견으로 이어졌고 20세기 후반에는 정보화 시대를 견인하며 우리의 일상생활(컴퓨터, 통신 등)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양자기술의 발전은 “제1차 양자혁명”으로 불리며 양자시스템의 거시적 특성을 다루는 것에 기반한다. 이와는 달리 양자정보과학은 개별 입자들의 양자정보 특성(양자얽힘, 양자중첩)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새로운 양자기술이다. 양자정보에 기반하여 양자통신, 양자계측, 양자컴퓨팅과 같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기술들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으며 “제2차 양자혁명”의 가능성이 언급되기도 하였다.30)31) 양자정보과학이 가진 잠재력과 파급성 때문에 세계적으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으나, 다입자 양자얽힘의 특성, 결어긋남의 제어 등 다양한 물리학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 때문에 양자정보과학의 기술적 구현에는 수많은 난관들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지속성 있는 발전을 위해 기초연구 역량을 단단히 다지는 것이 요구된다. 양자정보 기술이 미래의 우리 생활을 어떻게 다양하게 변화시키고 발전시킬지를 기대하며 이 글을 마친다.

각주
1)국소성 맹점(locality loophole)을 차단하는 방법이며, 빛 보다 빠른 정보전달이 불가능하다는 상대성이론에 기반한다.
2)J. F. Clauser, M. A. Horne, A. Shimony and R. A. Holt, Phys. Rev. Lett. 23, 880–884 (1969).
3)D. Castelvecchi and E. Gibney, Nature 610, 241 (2022).
4)C. A. Kocher and E. D. Commins, Phys. Rev. Lett. 18, 575 (1967).
5)S. J. Freedman and J. F. Clauser, Phys. Rev. Lett. 28, 938 (1972).
6)A. Aspect, PhD Thesis, “Trois tests expérimentaux des inégalités de Bell par corrélation de polarisation de photons”.
7)A. Aspect, P. Grangier and G. Roger, Phys. Rev. Lett. 47, 460 (1981).
8)기존 연구에서는 출력값을 +1에서 -1 로 변환하기 위해 polarizer의 각도를 회전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9)A. Aspect, P. Grangier and G. Roger, Phys. Rev. Lett. 49, 91 (1982).
10)A. Aspect, J. Dalibard and G. Roger, Phys. Rev. Lett. 49, 1804 (1982).
11)탐지맹점을 허용하면 국소적 현상만으로도 |S| = 4 ( > 2)가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12)D. N. Klyshko, Zh. Eksp. Teor. Fiz. 55, 1006 (1968).
13)D. N. Klyshko, Sov J Quantum Electron 7, 591 (1977); D. N. Klyshko, Sov J Quantum Electron 10, 1112 (1980).
14)C. K. Hong, Z. Y. Ou and L. Mandel, Phys. Rev. Lett. 59, 2044 (1987).
15)Proc 2nd Int Sym Found Quant Mech (1986); Y. H. Shih and C. O. Alley, Phys. Rev. Lett. 61, 2921 (1988).
16)P. G. Kwiat et al., Phys. Rev. Lett. 75, 4337 (1995).
17)G. Weihs et al., Phys. Rev. Lett. 81, 5039 (1998).
18)M. Giustina et al., Nature 497, 227 (2013).
19)P. H. Eberhard, Phys. Rev. A 47, R747 (1993).
20)M. Giustina et al., Phys. Rev. Lett. 115, 250401 (2015).
21)B. Hensen et al., Nature 526, 682 (2015); L. K. Shalm et al., Phys. Rev. Lett. 115, 250402 (2015).
22)S. Wehner, D. Elkouss and R. Hanson, Science 362, 303 (2018).
23)C. H. Bennett et al., Phys. Rev. Lett. 70, 1895 (1993).
24)D. Bouwmeester et al., Nature 390, 575 (1997).
25)D. Boschi, S. Branca, F. De Martini, L. Hardy and S. Popescu, Phys. Rev. Lett. 80, 1121 (1998).
26)Y.-H. Kim, S. P. Kulik and Y. Shih, Phys. Rev. Lett. 86, 1370 (2001).
27)A. Furusawa, J. L. Sorensen, S. L. Braunstein, C. A. Fuchs, H. J. Kimble and E. S. Polzik, Science 282, 706 (1998).
28)J.-W. Pan, D. Bouwmeester, H. Weinfurter and A. Zeilinger, Phys. Rev. Lett. 80, 3891 (1998).
29)N. Sangouard, C. Simon, H. de Riedmatten and N. Gisin, Rev. Mod. Phys. 83, 33 (2011).
30)J. S. Bell (with an introduction by A. Aspect), “Speakable and Unspeakable in Quantum Mechanics”.
31)J. P. Dowling and G. J. Milburn, Phil. Trans. R. Soc. Lond. A 361, 1655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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